만화 캐릭터 빗대 일본의 한국 경시 지적
일본의 한 극우 인사가 현 일본 정권이 한국을 매우 가볍게 취급하고 있다는 비판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3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극우 정당인 유신의회를 만들었던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전 오사카 시장은 지난달 31일 방송된 아메바TV의 인터넷 방송'을 통해 "일본 전체가 중국은 상당히 강한 '자이언'이고 한국은 '노비타'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가 언급한 이름들은 일본의 유명 만화인 '도라에몽'에 나오는 캐릭터로 노비타는 힘이 약해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약한 아이이고, 자이언은 힘센 남자 아이다. 일본이 중국은 힘이 센 국가로 대하는 반면 한국에 대해선 얕보고 있다는 뜻이다.
하시모토 전 시장은 "나에 대해 한국을 옹호한다는 얘기도 있지만, 내가 한국인 정치가라도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일을 했을 것"이라며 "귀족계급이 맘대로 계약을 맺어 식민지가 됐다는 역사가 있다면 절대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또 "(일본은 한국에게) 다음 세대로 (과거사 문제를) 끌고 가는 것은 그만둬라'는 식으로 말해야 한다"며 "처음부터 '식민지는 합법이다. 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는 식으로 일본이 말하는 것은 틀렸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한일 간 과거사 문제를 가지고 한일관계의 미래까지 끌고 가려는 태도는 문제가 있으나 과거사 자체에 대한 잘못은 일본이 인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시모토 전 시장은 일본 정계의 대표적인 극우 인사로 꼽힌다. 2013년 그는 총탄이 오가는 중에 정신적으로 흥분된 강자 집단에 휴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위안부 제도가 필요하다는 건 누구도 알 수 있다"며 전시 위안부 필요성을 옹호한 바 있다. 시장 재직 중에는 재일 한인 등에 대한 인권차별 자료가 전시돼 있는 일본 오사카 인권박물관에 대해 퇴거를 요구하기도 했다.
때문에 하시모토 전 시장의 이번 발언은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 판결, 최근에는 '초계기 레이더' 갈등으로 한일관계가 크게 악화되고 있는 데 대해 일본 극우 인사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시각이 있음을 보여준 것이어서 주목된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