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201. 세 살 추정 몰티즈 홍이
지난 2017년 10월 서울의 한 동물병원이 계속되는 경영난으로 폐업을 하게 됐습니다.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병원 측은 남아있던 개들이 폐업 일까지 입양처를 찾지 못할 경우 안락사 시키기로 결정했는데요. 해당 동물병원에서 근무하던 직원은 안락사를 막기 위해 주변의 모든 지인에게 부탁해 개들을 입양 보내려고 끝까지 노력했지만, 몇 마리는 입양처를 찾지 못했습니다. 직원은 안타까운 마음에 오랫동안 후원을 하던 동물자유연대에 도움을 요청해 입양공고를 올릴 수 있었고 개들을 입양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다 입양을 가진 못했습니다. 마지막까지 남은 개가 있었습니다. 경기 남양주 동물자유연대 반려동물복지센터에 입소한 홍이(3세 추정ㆍ수컷)입니다.
홍이는 어리고 밝은 성격 덕분에 입소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좋은 가족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안타깝게도 입양자는 홍이를 입양한 바로 다음 날 받아 본 건강검진 결과에서 암 선고를 받았습니다. 바로 치료에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홍이를 동물자유연대로 돌려보낼 수 밖에 없었지요.
오래 지나지 않아, 홍이를 원하는 다른 가족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까다로운 모든 입양절차를 거치고 정말 홍이를 잘 키울 수 있다는 다짐을 받았지만 홍이는 3개월 만에 동물자유연대로 돌아왔습니다. 알고 보니 부모님은 동물을 키우는 걸 원하지 않았지만 중학생 딸이 너무 키우고 싶어 해서 홍이를 데려오게 됐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딸이 점점 홍이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하면서 부모님이 다 도맡게 됐던 겁니다. 부모님은 홍이를 더 이상 키울 수 없다고 돌려보낸 것이죠. 홍이는 그렇게 아무런 잘못도 없이 두 번이나 파양되었습니다.
홍이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다행히도 성격이 참 밝습니다. 활발하고 잘 뛰어 놀고 사회성도 좋아 다른 개들과도 장난치며 잘 논다고 해요. 조은희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는 “사람도 모두 좋아하고 애교도 무척 많다”며 “홍이를 보면 참 긍정에너지로 똘똘 뭉친 친구 같다”고 말합니다.
홍이는 어느 가정에 가도 잘 지낼 수 있는 준비된 반려견입니다. 배변도 무척 잘 가리고요. 다만 수컷 반려견이 이미 살고 있다면 초반에 서열다툼 때문에 안 하던 영역표시를 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조 활동가는 “무엇보다 홍이를 평생 책임감 있게 보살펴 줄 의지와 환경을 갖춘 분이 입양했으면 한다”며 “예쁘다거나 불쌍하다는 마음만으로 입양하기 보다는 끝까지 함께할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달라”고 말합니다.
홍이가 다음 명절에는 보호소가 아닌 평생 함께할 가족과 보낼 수 있길 바랍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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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문의: 동물자유연대
https://www.animals.or.kr/center/adopt/40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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