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년 국정연설 주제가 ‘위대함을 선택하기(Choosing Greatness)’로 정해졌다. 트럼프 행정부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의 연장선인 동시에,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에 대한 지지를 의회에 촉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5일 국정연설의 공식 주제를 이 같이 결정했다.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과 관련해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역대 최장(35일) 기록을 세울 정도로 야당인 민주당과 갈등을 겪고 있긴 하지만, 앞으로 화합의 비전을 제시하고 관계를 개선한다는 의미에서 이런 주제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연설에선 특유의 분노를 토로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을 쓰지 않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많은 영역을 다루는 연설이 될 것이지만, 그 중 일부는 화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이번 국정연설이 이민과 통상, 기간시설, 의약품 가격책정, 국가안보 등 크게 5개 주요 분야로 이뤄진다고 전했다. 특히 국가안보 분야와 관련, 이달 말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북한에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정확한 장소와 일정에 대해 “곧 발표할 것”이라고 했는데, 이를 국정 연설 때 공개할 가능성도 있다. 또는 한 발 더 나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두 번째 만남에서 다룰 의제나 목표 등을 밝힐 수도 있어 보인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구체적 내용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안보 분야의 다른 주제로는 시리아ㆍ아프가니스탄 등 해외에서 벌어지는 분쟁 및 전쟁에 미국이 더 이상 깊게 개입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베네수엘라 정정불안 사태, 중국과의 무역협상 등도 세부 주제로 등장할 전망이다. 미국 국내 상황과 관련해선 다시 한번 이민자 유입 감소를 위한 ‘멕시코 국경 통제 강화’를 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백악관이 발췌ㆍ공개한 연설문 초안에는 이런 쟁점들과 관련, ‘화합’을 촉구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초안에서 “다함께 우리는 수십년간의 정치적 교착상태를 깨고 오랜 분열에 다리를 놓아 해묵은 상처를 치유하면서,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해법을 만들고 미국의 미래에 놀라운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다. 선택은 우리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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