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가정 폭력, 설날 명절에도 서로 배려하고 조심해야
“설날 전에 가정 폭력 전적이 있는 가정에 전화를 겁니다. 평소와 다르게 ‘신경 써줘서 고맙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그 한 마디에서 명절 기분이 느낍니다.”
설, 하면 주부들은 대부분 시댁 식구, 명절 음식, 설거지 따위의 단어를 떠올린다. 가족들이 다 함께 모여서 즐거운 시간을 가지지만 동시에 평소보다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이 발생하는 만큼 폭력이 급증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대구 달서경찰서 김경주(43ㆍ학대예방경찰관) 경위는 “늘 그렇듯이 폭력의 원인이 때로 헛웃음이 날 정도로 사소한 것들이 많기 때문에 명절 때도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경위는 “가장 폭력 사례를 보면 더운데 창문을 닫았다거나 보일러 온도를 적절하게 못 맞춰서, 생일 선물이 마음에 안 들어서, 전화받는 목소리가 심드렁해서 싸웠다는 응답도 있었다”면서 “서로 조심하면 막을 수 있는 폭력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곽미경(51ㆍ대구 달서경찰서ㆍ여성청소년수사팀장)경감은 “설사 험악한 상황이 연출되어 갈등이 밖으로 표출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명절 때면 여성들이 힘들어지는 건 사실”이라면서 “설거지를 비롯해 다양한 노동을 남자 일, 여자 일로 구분 말고 ‘집안 일’이라고 생각하면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원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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