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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거리핵전력조약 이행 중단… ‘미사일 개발 경쟁 재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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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거리핵전력조약 이행 중단… ‘미사일 개발 경쟁 재연’ 우려

입력
2019.02.01 23:50
수정
2019.02.02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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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러시아가 위반” 러시아 “위반 안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1일 워싱턴 국무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탈퇴를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1일 워싱턴 국무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탈퇴를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이 냉전 시대 군비경쟁을 종식한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이행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가 조약을 위반했다’는 이유인데, 미국이 조약 탈퇴 절차에 돌입하면서 냉전 시기와 유사한 미사일 개발 경쟁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CNN방송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은 2일부터 INF 조약 이행을 중단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조약을) 따르지 않는다면, 조약은 폐기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러시아의 조약 위반은 유럽과 미국의 수백만 명을 위험에 빠뜨린다”면서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말했다. 공식적인 탈퇴는 불이행 선언 6개월 후 이뤄진다.

미국의 이 같은 선언은 예견된 결과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해 12월 초 러시아가 INF 조약을 준수하지 않으면 60일 이내에 협정 이행을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안드레아 톰슨 미국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 담당 차관이 지난달 30~31일 베이징에서 열린 핵 확산 관련 회의에서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교부 차관과 만나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2014년부터 러시아의 INF 조약 위반을 주장해왔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고위 관계자들은 지난 수 개월 간 미국의 조약 탈퇴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러시아 측은 ‘위반 의혹을 받는 신형 미사일의 사거리가 협정 대상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INF 조약은 냉전이 한창이던 1987년 12월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체결해 이듬해 6월 발효됐다. 사거리가 500~5,500㎞인 지상 발사형 중ㆍ단거리 미사일의 생산ㆍ실험ㆍ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것이 조약의 골자다. 비영리 기구인 핵위협방지구상(NTI)의 회장인 샘 넌 전 상원의원은 전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INF 조약 탈퇴는 모든 것을 더 위험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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