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용준형이 특별한 팬 사랑으로 웰메이드 음악과 공연을 완성했다.
하이라이트 용준형은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솔로 단독 콘서트 '굿바이 트웬티스(GOOD BYE 20'S)'를 개최하고 팬들과 만났다. 올해 만으로도 서른이 된 1989년생 용준형은 자신의 20대를 상징하는 다채로운 음악으로 팬들과 교감했다. 올해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만큼 용준형의 담담하면서도 벅찬 진심이 특별하게 다가왔다.
이번 '굿바이 트웬티스'에 대해 용준형은 "우리가 머물고 싶었던 순간과 밀어내고 싶지만 앞으로 다가올 시간, 그 시간의 교차점 어딘가에서 하나씩 만들어진 노래들, 그 노래들로 울고 웃었던 당신을 위한. 그리고 다시 그 음악을 통해 그 시간을 견뎌내는, 아니 뛰어넘는 방법을 이제서야 하나씩 배워가는 당신을 위한" 공연이라고 소개했다.
앞으로 다가올 시간은 군 복무 기간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이라이트는 지난해 멤버 윤두준을 시작으로 올해 양요섭이 입대하고 이기광이 입대 날짜를 받아두는 등 꼭 필요한 공백기를 갖고 있다. 용준형 역시 연내 군 복무를 시작해야 하는 나이인 만큼 이번 '굿바이 트웬티스'는 입대 전 마지막 콘서트라는 의미에서 어느 때보다 애틋하게 펼쳐졌다.
전날 발표한 '빈털터리'의 첫 무대도 이날 공개됐다. 용준형은 2층 무대 세트를 활용하고 퍼포먼스를 더해 '빈털터리'의 매력을 극대화시켰다. 그 뿐만 아니라 '너 없이 사는 것도', '망설이지 마요', '불시착', '무슨 말이 필요해', '뜨뜨미지근', '지나친 사랑은 해로워' 등 용준형은 팬들이 원하는 노래를 다양하게 선보였다. 이에 관객은 큰 환호로 화답했다.
데뷔 11년차 가수이자 하이라이트의 많은 히트곡을 작업해온 프로듀서답게 용준형은 혼자서도 충분히 무대를 꽉 채우고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하이라이트 안에서 주로 래핑을 담당했다면, 이번 공연에서 용준형은 보컬, 랩, 퍼포먼스부터 입담까지 모든 매력을 뽐냈다. 헤이즈와의 듀엣, 영국 밴드 The1975의 '썸바디 엘스(Somebody Else)' 커버로는 새로운 매력도 전했다.
사실 '굿바이 트웬티스'는 용준형이 지난해 5월 발표한 첫 솔로 정규앨범의 제목이기도 하다. 특유의 섬세한 표현법으로 '용시인'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는 용준형은 스토리텔링 능력을 공연 구성에도 가져왔고, 좋은 음악을 제 의도에 꼭 맞게 들려줄 수 있는 셋 리스트를 준비했다. 동명의 앨범과 마찬가지로 이번 공연에서도 용준형의 폭 넓은 스펙트럼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10년 간의 20대 전부를 열심히 달려왔고, 어느덧 입대라는 쉼표를 앞둔 용준형의 속내도 이날 공연에서 공개됐다. 오프닝 영상을 제외하면 특별한 VCR이 없었음에도 용준형은 음악과 퍼포먼스, 그리고 진솔한 토크 만으로 공연을 빈틈없이 이끌었다. 용준형은 "우리 팬 분들은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가 있다"며 관객들의 역할도 챙겼다.
특히 용준형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가 좋아하는 노래도 좋아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저는 노래를 만들 때 여러분이 좋아하실지를 가장 먼저 생각한다. 한 분이라도 제 노래를 좋게 들어주신다면 저는 계속 노래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팬들 역시 '평생 준형이편 한다해따'라는 재치 있는 문구의 슬로건 이벤트로 용준형을 감동시켰다.
이 과정에서 용준형과 팬들은 서로에 대한 확신을 키웠고, 덕분에 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를 앞두고도 두려움을 지웠다. 용준형은 "모든 게 뿌듯하다"고 이야기했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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