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서울에 눈이나 비가 전혀 내리지 않아 1907년 관측 이래 가장 적은 강수량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도 비나 눈이 많이 내리지 않아 전국 통계 기록이 있는 1973년 이후 다섯 번째로 강수량이 적었다. 온화한 날씨가 지속되며 전국 평균 최고기온은 1973년 이후 4번째로 높았고, 일조시간은 가장 많았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에는 평년(1981∼2010년 평균)보다 약한 대륙고기압과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매우 건조한 날씨가 이어졌다. 1월 전국 강수량은 8.1㎜로 평년(19.0∼28.6㎜) 보다 눈에 띄게 적었다. 1월 전국 강수량은 30일까지 1973년 이래 최소 기록을 유지하다가 마지막 날인 31일 남부 지방과 강원 영동에 다소 많은 비나 눈이 내리면서 최소 5위를 기록했다. 서울에는 끝내 비나 눈이 내리지 않아 강수량 0㎜로 관측을 시작한 1907년 이후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며 매우 적은 양의 강수량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6개월 누적 강수량은 평년 수준을 기록했다”며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기상 가뭄은 없었다”고 전했다.
기상청은 강수가 적은 원인으로 약 10km 상공의 제트기류가 시베리아와 북한 부근에 형성돼 북쪽 찬 공기의 남하를 저지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전반적으로 대륙고기압의 세력이 약해지면서 서해상에서 해수면과 대기의 온도차에 의한 눈구름대가 형성되지 못했고, 지상 저기압도 강하게 발달하지 못하며 강수량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또 열대 중ㆍ서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게 유지되는 가운데, 이 지역을 중심으로 대류활동을 일으키는 상승기류가 활발했고, 이 상승기류는 우리나라 부근에서 대류를 억제하는 하강기류로 바뀌면서 구름대 생성을 막았다.
비슷한 이유로 온화한 날씨가 이어졌다. 북쪽 찬 공기가 우리나라 북쪽을 통과한 반면 우리나라 주변에는 약한 상층 기압능이 위치하며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유지됐다. 특히 이동성 고기압과 남쪽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상대적으로 따뜻한 서풍ㆍ남서풍이 불며 기온이 크게 오른 날도 많았다.
1월 전국 평균기온은 0.3도로 평년 기록인 영하 1.0도보다 높았다. 서울 1월 평균기온은 영하 4.0도였던 지난해는 물론, 평년 기온인 영하 2.4도보다 높은 영하 0.9도를 기록했다. 맑은 날이 이어지며 일조시간도 평년 기록인 160.3시간보다 크게 늘어나며 215시간을 나타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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