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엄청난 진전… 시진핑과 만날 것, 북미 회담과 연계도 가능”
미국 워싱턴에서 이틀간 열린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평가와 함께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마무리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직접 만나 최종 담판을 짓겠다고 예고하면서, 이달 말 북한과 미국, 중국의 ‘3국 정상회담’이 간접 개최될 가능성도 커졌다.
AFPㆍ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를 통해 전달된 시 주석의 친서를 전달받은 뒤, “양국이 역대 최대의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며 협상 결과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시 주석은 이번 친서에서 “미중 관계가 대단히 중요한 단계에 이르렀다”며 조기 합의를 위한 양측의 타협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아마도 한두 번 만날 것”이라면서 “시 주석과 만날 때 모든 사항이 합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측 협상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날 “상당한 진전을 이뤘지만 합의하려면 아직 일이 많이 남았다”고 한 만큼, 미중 무역전쟁의 종식 여부는 두 정상의 회담에서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
당초 ‘90일’이었던 무역협상의 마감 시한(3월 1일) 이전에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만나기로 할 경우, 결국 이달 말 북미,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리는 초대형 외교 이벤트가 성사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시 주석과의 만남과 북미 정상회담을 연계하는 데 대해 “가능하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중국 협상단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중국 남부 하이난(海南)성에서 미중 정상의 만남을 갖자고 제의했다”고 보도했다. 하이난성은 북미 정상회담 유력 후보지로 꼽히는 베트남과 불과 450㎞ 떨어진 곳이다.
이번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양측은 무역 불균형과 기술이전, 지식재산권 보호 문제에 중점을 두고 논의했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콩)를 하루 500만톤 구매하겠다고 제안하는 등 미국산 농산물, 에너지, 공산품 등의 수입을 크게 확대키로 했다. 또 저작권을 비롯한 좁은 범위의 지식재산권 이슈에서도 입장 차가 좁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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