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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민의 B:TV] “안 먹히는 로맨스?”...로맨스 드라마 부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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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민의 B:TV] “안 먹히는 로맨스?”...로맨스 드라마 부진, 왜?

입력
2019.02.0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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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JTBC 제공
tvN, JTBC 제공

로맨스 드라마가 길을 잃었다.

최근 로맨스 드라마들의 성적이 연이어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과거 ‘중박’은 보장받으며 순탄한 시청률 길을 걸어왔던 로맨스 장르가 더 이상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기지 못하고 있는 것.

지난 24일 종영한 tvN ‘남자친구’는 송혜교와 박보검의 만남이라는 역대급 캐스팅을 필두로 정통 로맨스 드라마를 선보였지만, 작품에 모인 기대감에 비해 다소 아쉬운 시청률로 종영을 맞았다. 총 16회 중 10% 벽을 넘은 건 단 1회 뿐이었다. 팬들의 호평 역시 대중의 반응으로 연결되지 못하며 이렇다 할 화제 역시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JTBC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이하 ‘일뜨청’)의 경우 더욱 참담한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1회 3.3%의 시청률로 막을 올렸던 ‘일뜨청’은 윤균상과 김유정을 남녀 주인공으로 앞세우며 두 사람의 로코 호흡에 대한 기대를 모았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만큼 이미 검증된 스토리 역시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였다. 그러나 극 중반부터 시청률 하락세를 기록하던 ‘일뜨청’은 종내엔 1%대로 시청률이 떨어지며 첫 방송 대비 반토막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기에 이르렀다.

이나영의 9년만 안방극장 복귀작이자 출연작마다 흥행에 성공하며 ‘믿고보는 로맨스 남주’로 자리매김한 이종석이 뭉친 ‘로맨스는 별책부록’ 역시 기대에 비해 초반 기세가 그리 거세지 못한 상황이다. 첫 방송 4.4%의 시청률로 시작한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2회 0.1%P의 시청률 상승을 기록했다.

이 같은 로맨스 드라마의 부진이 드라마 시장 전체의 부진 때문이라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최근 JTBC ‘SKY 캐슬’이 증명했듯, 드라마 시청률의 부진 행렬 속에서도 인기와 화제를 잡은 작품들의 경우 만족스러운 시청률을 챙겨가고 있기 때문.

그렇다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로맨스 드라마들의 문제는 무엇 일까. 이에 대해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시청자들이 로맨스 드라마의 공식을 꿰뚫게 됐다는 점과 변화하고 있는 현대 사회의 ‘젠더 감수성’을 언급했다.

최근까지 상당수의 멜로 드라마들이 어려운 상황의 여자 주인공을 남자 주인공이 도와주는 신데렐라-백마 탄 왕자 스토리나 티격태격하던 원수 지간의 남녀주인공이 사랑에 빠지고, 예기치 않게 동거를 하게 된 남녀가 끝내는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등의 ‘로맨스 공식’을 답습하고 있다.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발 맞추지 못하고 매번 주인공만 바뀌는 듯한 비슷한 설정에 염증을 느낀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멜로 드라마에 염증을 느끼게 됐고, 이는 곧 시청률 하락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러한 관점에서 정 평론가는 ‘남자친구’와 ‘로맨스는 별책부록’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두 작품 모두 연출이나 스토리 전개상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기존 멜로의 식상함을 뛰어넘기 위해 굉장한 노력을 기울였던 작품이라는 것.

실제로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극 초반 여자 주인공을 통해 ‘경단녀’(경력단절녀)의 현실 등을 다루며 로맨스 외적인 부분에도 중점을 뒀음을 강조했다. ‘남자친구’ 역시 고전적인 멜로의 플롯을 사용했지만, 기존 멜로의 구성에서 남녀 위치가 바뀜에서 오는 신선함은 분명히 존재했다.

tvN, JTBC 제공
tvN, JTBC 제공

위기에 처한 로맨스 드라마가 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방법 역시 이 같은 드라마들의 도전과 상통한다. 기존에 인기를 얻었던 멜로 드라마들의 흥행 공식을 답습하지 않고, 로맨스 외에 시청자들을 흡수할 수 있는 소재와 장르를 전면에 배치함으로써 새로움을 창출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정덕현 평론가 역시 “기존의 멜로가 호응을 얻기 위해 가져왔던 틀을 벗어나야 한다”며 “최근 변화하고 있는 젠더 감수성들을 조금 더 다루는 등을 가미함과 동시에 멜로와 새로운 장르의 만남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어떻게 현 시대에 맞는 새로운 틀을 창출해 낼 것인가가 숙제이며, 그 해답이 현 위기를 탈출할 가장 근본적인 방법일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 속 현재 막을 올린 ‘로맨스는 별책부록’의 뒤를 이어 유인나, 이동욱 주연의 tvN ‘진심이 닿다’와 김혜자, 한지민, 남주혁 등이 출연하는 JTBC ‘눈이 부시게’가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각각 로펌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로맨스와 시간이탈 로맨스를 표방하고 있는 두 작품은 일단 로맨스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재미를 예고하는 데는 성공했다. 과연 세 작품이 로맨스 드라마의 위기 속 새로운 지표를 제시할 수 있을 지, 바라봄 직 하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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