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미뤄졌던 분양이 설 명절 이후부터 본격 시작된다. 특히 서울은 크고 작은 재개발 정비사업을 통해 6,000가구 넘는 물량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도심 알짜 입지에 공급되는 물량도 적지 않아 예비청약자들의 발길이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의 4배 이상 분양
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설 연휴 이후부터 상반기에 재개발을 중심으로 분양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시장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는 설 명절 이후 6월까지 서울에서 재개발 정비사업을 통해 일반분양하는 물량이 총 6,153가구 가량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4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연달아 내놨고 청약제도 개편이 이뤄진데다 분양가 승인도 까다로워진 점, 사업구역 내 주택 등 건축물이 완전히 철거되지 않으면 분양을 할 수 없게 된 점 등 각종 규제가 겹친 탓에 신규분양이 원활하지 못했다.
그 결과 지난해 2~6월엔 일반분양으로 계획됐던 5,798가구 중 25.1%에 불과한 1,458가구만 분양됐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했던 2017년 계획 대비 실적이 48.3%였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다. 올해 계획물량 중 상당수가 지난해 하반기 분양을 계획했다가 일정이 미룬 곳인 이유다.
◇수도권 주요 분양 일정은
서울에선 동대문구 청량리역 일대에서 3개 단지가 분양을 준비 중이다. 효성중공업ㆍ진흥기업이 이달쯤 청량리 3구역에 아파트 220가구와 오피스텔 34실 규모의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를 분양한다. 3월에는 한양이 청과시장을 재개발해 1,152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를, 롯데건설이 상반기 중 청량리 4구역에 1,425가구의 주거복합단지인 롯데캐슬스카이-L65를 분양할 계획이다.
대림산업과 롯데건설은 2017년 분양을 마쳤던 응암2구역에 128가구를 추가 공급한다. 이 가운데 118가구가 일반 분양이다. 효성중공업ㆍ진흥기업이 서대문구 홍제동에 홍제역 해링턴 플레이스(2월)를, 계룡건설이 성북구 보문동 리슈빌(4월), GS건설이 동작구 흑성동 흑석3구역에 자이(5월)을 분양할 계획이다.
강남권에서는 3월에 GS건설이 서초구 방배 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방배그랑자이를 공급한다. 전용면적 49~175㎡의 752가구로 구성된다. 일반분양은 276가구다. 롯데건설은 상반기 중 송파구 거여마천뉴타운 거여 2-1구역에 1,945가구 규모의 롯데캐슬을 공급한다.
인천 검단신도시와 파주 운정신도시 3지구에는 대우건설이 각각 1,540가구, 710가구 규모의 푸르지오 아파트를 분양한다. 운정신도시 3지구는 푸르지오를 시작으로 추가 분양이 이어질 전망이다. 경기 안양에서는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비산동 비산2재건축을 통해 1,199가구 규모의 평촌 래미안 푸르지오를 분양한다. 659가구가 일반분양 분이다.
◇분양가 승인 여부가 변수로
지방의 경우 대우건설이 대구 수성구 두산동에 332가구 규모의 수성레이크 푸르지오를, 두산건설이 울산 남구 신정동에 256가구 규모의 문수로 두산위브더제니스를 각각 분양한다. 아산 탕정지구엔 지웰시티푸르지오 1,521가구가 분양되고, 강원 동해시에선 대우산업개발이 247가구 규모의 이안 동해 센트럴을 공급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비교적 좋은 입지를 갖춘 재개발 분양단지들이 많은 만큼 서울 분양시장의 흐름은 급격히 위축되거나 하지 않을 전망”이라며 “분양가 수준을 고려해 자금조달 계획을 잘 세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올해도 분양가 승인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이 선행되지 않으면 건설사들이 금융권으로부터 사업비 조달을 받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HUG는 현재 신규 아파트 분양 가격이 △사업장 인근(반경 1㎞ 이내)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 또는 평균 매매가의 110% 이하 △사업장 해당 지역(자치구) 내 입지ㆍ가구수ㆍ브랜드 등이 유사하면서 최근 1년 이내 분양된 아파트의 분양가 이하 등에 해당해야 분양 보증을 승인하고 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