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경찰이 일본인 3명을 불법 감금한 뒤 협박해 1억원 가량의 돈을 갈취한 혐의로 한국인 H(28)씨를 체포했다고 태국 일간지 더 네이션과 교도통신 등이 31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H씨는 만남 사이트에서 알게 된 일본 여성 B(24)씨가 지난해 9월 태국에 온 뒤, 방콕의 한 숙소에 감금해 폭행하고 일본에 있는 부모에게 시켜 200만엔(약2,000만원)을 보내도록 해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H씨는 한 달 뒤인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에도 B씨의 남동생과 남동생 지인을 상대로 유사한 방식으로 각각 800만엔(약8,000만원)과 80만엔(약800만원)을 갈취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3명 중 B씨가 홀로 탈출해 경찰의 도움을 받기 직전까지 약 2달여의 감금기간 동안, H씨는 이들의 여권을 빼앗고 일본의 가족을 해치겠다고 위협하며 신고를 막아왔다.
B씨는 지난해 11월 주태국 일본대사관으로 탈출해 귀국했지만, 두 번째 남성 피해자의 어머니가 일본대사관에 연락해 태국 경찰에 알릴 때까지 별다른 조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라차떼 학빤 태국 출입국 관리소 총장은 지난 1월 28일 H씨가 체포된 이후 그의 여권을 폐기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H씨는 단지 피해자들과의 언쟁이 한차례 있었을 뿐이라면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현지 경찰은 혐의를 입증할 만한 물증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고 더 네이션은 전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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