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무시하는 눈빛으로 쳐다봤다며 20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을 둔기로 살해하려 한 40대 남성의 중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김모(47)씨 상고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 연령과 성행, 지능, 환경, 피해자들과의 관계, 범행 동기와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여러 사정을 검토하면 징역 15년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작년 1월 인천 부평구 한 건물 1층 여자 화장실에서 같은 건물 편의점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A(21ㆍ여)씨를 흉기로 위협하고 미리 준비한 둔기로 수 차례 폭행해 살해하려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조사 결과 그는 편의점 앞 파라솔 의자에 앉아 있는 자신을 A씨가 무시하고 경멸하는 듯한 눈빛으로 쳐다봤다고 느껴 범행을 저질렀다. 두개골과 손가락이 부러진 A씨는 인근 종합병원으로 옮겨져 세차례 큰 수술을 받고 의식을 되찾았지만,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이 범행 후 이틀 만에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 화장실에서 B(79)씨에게 둔기를 휘둘러 상해를 입힌 혐의도 받았다.
1심은 “피고인 아무런 이유도 없이 불특정 피해자를 범행 대상으로 삼아 살해하려다가 미수에 그쳤고, 범행 경위와 방법이 잔혹한 점으로 미뤄 볼 때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2심은 김씨가 잘못을 뉘우치고 A씨가 사망에 이르진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5년으로 감형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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