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QM6 GDe의 약진이 돋보인다.
돌이켜 보면 국내 SUV 시장에서 ‘가솔린 모델’은 말 그대로 ‘존재의 가치’ 그 이하, 이상도 아니었다. 하지만 르노삼성 QM6 GDe는 어느새 시장에서도 제법 큰 의미를 부여하며 ‘가솔린 SUV’ 카테고리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가솔린 SUV에 대한 호감이 있는 만큼, 시장에서 꾸준히 활약하고 있는 QM6 GDe는 꽤나 예쁘게 보인다. 그렇게 2018년 11년의 끄트머리에서 다시 한 번 QM6 GDe와의 드라이빙에 나섰다.
르노삼성 QM6는 중형 SUV로서는 ‘평범한 체격’을 갖췄다. 전장 4.675mm, 전폭 1,845mm, 전고 1,680mm 그리고 2,705mm의 휠베이스를 갖췄다. 조금 더 컸으면 하는 바람도 있겠지만 ‘과유불급’이라 생각하며 만족할 수 있다. 참고로 QM6 GDe는 전륜구동 모델로 공차중량을 1,580kg까지 절감했다.
세련된 SUV, 르노삼성 QM6 GDe
르노삼성 QM6의 디자인은 앞서 데뷔한 ‘SM6’와 유사성을 갖췄다.
유연하고 세련된 곡선의 실루엣을 앞세워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한다. 아주 고급스러운 존재감은 아니겠지만 ‘제법 멋스러운’ 디테일과 세련미를 통해 ‘니어 프리미엄’의 입지까지는 다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시승차량의 컬러가 회색이라 다소 칙칙한 느낌이라 ‘고혹적인 아메시스트 블랙’ 컬러가 그리워졌다.
전면 디자인은 곡선이 돋보이는 보닛과 브랜드의 색채가 강하게 느껴지는 프론트 그릴, 그리고 명료한 이미지의 헤드라이트 유닛을 적용해 시각적인 만족감을 끌어 올렸다. 여기에 C 형태의 시그니처 라이팅을 통해 독보적인 존재감을 더하는 것도 무척 매력적이었다. 이를 통해 도심형 SUV의 감성을 완벽히 그려냈다고 평할 수 있다.
QM6의 측면에서는 섬세한 디테일이 돋보인다. 프론트 펜더에 크롬 라인과 펜더의 디자인 요소를 더해 SUV 특유의 높이감을 강조하며 시각적인 만족감을 대거 끌어 올렸다. 여기에 리어 펜더에는 도톰한 살을 더해 시각적인 완성도를 무척 끌어 올려 만족감을 자아낸다.
깔끔하게 다듬어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통해 균형감 있는 실루엣을 효과적으로 연출했고, 후면 범퍼 하단에는 마치 듀얼 머플러처럼 연출된 크롬 가니시를 더해 차량이 가진 존재감을 더욱 고급스럽고 세련되게 다듬었다. 조금 더 날렵한 디자인 요소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브랜드의 방향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트레이드 마크가 된 실내 공간
르노삼성 QM6 GDe의 실내 공간은 말 그대로 ‘르노삼성’의 아이덴티티가 효과적으로 드러나는 실내 구성과 패키징을 갖췄다. 깔끔하게 다듬어진 좌우대칭의 대시보드와 깔끔한 터치가 돋보이는 스티어링 휠, 그리고 그래픽 효과가 돋보이는 계기판 등이 더해져 시각적인 만족감을 대거 끌어 올렸다.
소재에 있어서는 평이한 수준이다. 조금 더 고급스러운 소재나 고급스러운 표현이 더해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대중적인 SUV라는 차량의 성향 등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센터페시아 중앙의 블랙 하이그로시 패널에 대해서는 조금 더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센터페시아에는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을 세로로 세웠으며 터치 인터페이스를 통해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물론이고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QM6의 고유한 무기인 ‘보스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의 혜택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르노삼성 QM6의 실내 공간, 특히 1열 공간은 무척 만족스러운 편이다.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이 적용된 시트를 적용해 기본적인 착좌감을 높였으며 레그룸과 헤드룸의 여유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 시트에 적용된 고급스러운 표면 감각은 운전자를 웃게 만든다. 다만 체격이 큰 기자 입장에서는 스티어링 휠이 시트 높이 대비 다소 낮게 느껴지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강점으로 무장한 1열 공간 대비 2열 공간은 일장일단이 있다. 일단 장점을 거론한다면 역시 고급스럽고 세련된 디자인이 적용된 시트가 무척 매력적이다. 시트에 몸을 맡겨보면 장거리 주행에서도 불편함이 없겠다는 확신이 든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시각적으로 다소 좁게 보이는 2열 레그룸과 2열 시트의 리클라이닝 기능이 없다는 점은 추후 연식 변경 등을 통해 개선되길 바란다.
한편 QM6은 적재 공간에서도 준수한 평가를 받는다. 동급 경쟁 모델대비 완벽한 우위를 점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형 SUV로 충분한 적재 공간을 갖췄으며 2열 시트를 접을 때에는 2,000L에 육박하는 넉넉한 적재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덕분에 봄, 여름은 물론 한 겨울의 다양한 아웃도어 라이프에서도 만족감이 높아 보인다.
합리적인 2.0 GDe 엔진과 CVT
QM6 GDe의 핵심은 바로 2.0L GDe 엔진에 있다. 144마력과 20.4kg.m의 토크는 인상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부드러움이라는 강점을 드러낸다. 여기에 자트코 사의 ‘엑스트로닉 CVT’와 탑재해 전륜으로 출력을 전달한다. 이를 통해 QM6 GDe는 리터 당 11.7km/L(17, 18인치 휠/타이어 기준), 11.2km(19인치 휠/타이어 기준)의 효율성을 갖췄다.
여유롭고 부드러운 드라이빙의 진가
고급스러운 소재감이 돋보이는 나파 가죽의 시트로 멋스럽게 구성된 실내 공간에 몸을 맡겼다. 도어를 여는 순간 높은 시각적인 만족감을 과시하는 QM6의 매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이윽고 시동과 함께 ‘가솔린 SUV’의 매력 중 하나인 정숙함이 큰 무기로 느껴졌다.
D 모드에서는 약간의 진동이 느껴지지만 ‘디젤 SUV’와 비교한다면 ‘정적이 맴돈다’라고 말해도 무방할 수준이었다. 주행의 시야에 있어서는 약간 아쉬움이 있다. 생각보다 A 필러가 상당히 두꺼운 편이라 코너를 달릴 때 시야가 조금 제한되는 점은 향후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이다.
제원에서 볼 수 있듯 발진 가속이나 추월 가속은 아주 우수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답답하거나 ‘문제가 있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는 아니라 ‘일상을 위한 차량’으로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와 함께 엑셀러레이터 페달 조작 이후 느껴지는 매끄러움, 그리고 페달에서 느껴지는 깔끔한 회전 질감은 큰 이점이다.
GDe 엔진과 호흡을 맞추는 엑스트로닉 CVT의 존재감도 크다. 이미 CVT의 명가로 자리잡은 자트코 사의 작품으로 실제 주행에서 아쉽거나 문제가 되는 점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출력의 부드러운 전개는 물론이고 효율성까지 뒷받침하는 큰 무기가 된다. 실제 QM6 GDe는 정속 주행 시 여느 디젤 SUV가 부럽지 않은 효율성을 경험할 수도 있다.
차량의 움직임은 이전에 비해 한층 가벼운 느낌과 밸런스가 개선되었다는 느낌이 동시에 든다. 아무래도 가솔린 엔진의 적용과 AWD 시스템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얻은 ‘경량화’의 산물이라 생각한다. 게다가 여기서 느껴지는 가벼움이 ‘경박스럽게 표현되지 않아’ 더욱 만족스러웠다.
실제 시승을 하며 다양한 노면을 경험하게 되었는데 운전자가 조금 더 과감하고 확신을 갖고 조향을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실내 공간으로 들어올 충격을 정말 세련되고 깔끔하게 억제하는 편이라 일상적인 주행에서 하체의 움직임으로 인해 스트레스 받을 일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한 조향의 감성 역시 부드럽고 여유롭지만 결코 ‘어색한’ 느낌은 아니라 그 만족감이 높은 편이라 주행을 하는 내내 절대적인 출력의 영역에서 분명 아쉬움이 생기지만 그 외의 것들이 선사하는 장점이나 만족감이 많아 어느 순간부터는 만족하고 또 웃으면서 주행을 이어갈 수 있는 차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점: 세련된 디자인, 정숙한 드라이빙 그리고 합리적인 패키징
아쉬운점: 절대적인 출력의 갈증
성공의 이유가 분명한 존재
인터넷으로 여러 댓글을 보면 ‘많이 팔리는 차량이 좋은 차량이다’라는 주장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국내 시장은 좋은 차량이 많이 팔리는 시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QM6 GDe 또한 절대적으로 좋은차량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러나 ‘매력적인 선택’ 그리고 ‘팔릴 이유가 있는’ 차량임에는 분명했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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