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임박한 현장에서는 주 87시간 일하기도
건설사 사무직 노조 조합원 중 절반 이상이 주52시간 근로제가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52시간 초과 근무자들의 1주 초과 근무시간이 평균 8.5시간에 달했다 .
건설회사 사무직 근로자들로 구성된 전국건설기업노조는 30일 이런 내용을 담은 건설업계 52시간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 대상은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이내 300인 이상 사업장 중 10곳에 다니는 건설사 직원 610명이었다. 건설기업노조는 건설사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설문 기간은 지난해 12월~올 1월이다. 노조 측은 이번 실태 조사 결과에 대해 전문 설문조사 업체가 아닌 노조 자체의 조사이고 모집단이 크지 않은 점을 감안해 결과를 해석해 달라고 당부했다.
응답자 중 63%(386명)는 ‘주 52시간 근로제가 지켜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설문 대상인 300인 이상 사업장은 지난해 7월부터 52시간 시행 대상이므로 52시간을 초과해 일을 시키면 법 위반에 해당한다. 노조 측은 “노조가 감시 기능을 하는 건설사들이 응답 대상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업계 전반적으로는 지켜지지 않는 수치가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단, 본사 근무자들은 대체로 잘 지켜지는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52시간이 안 지켜진다고 응답한 조합원에게 52시간 초과 노동시간을 물은 결과, 1주에 약 8.5시간이라고 답했다. 1주에 60시간 넘게 일했다는 의미다. 노조는 “돌관(철야 작업을 하며 단기간에 마치는 공사) 현장이나 준공이 임박한 현장에서 일하는 조합원은 1주에 87시간 이상 노동한다는 응답도 있었다”고 답했다.
52시간을 못 지킨다고 한 응답자들은 초과 근로 이유로 인원 부족(24.6%), 서류 작업(19.0%), 발주처 업무(12.7%), 협력업체 야간근무(11.1%), 업무량(11.1%) 등을 꼽았다.
노조는 “근로기준법이 바뀌었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준수하고 있지 않다”면서 “건설 관련 제도 개선과 건설사들의 변화 없이는 현장에서 52시간을 준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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