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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 최재림이 TV 출연 고사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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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 최재림이 TV 출연 고사한 이유는

입력
2019.01.30 16:57
수정
2019.01.31 11:1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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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 최재림은 '마틸다'의 트런치불 역으로 제3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신시컴퍼니 제공
뮤지컬 배우 최재림은 '마틸다'의 트런치불 역으로 제3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신시컴퍼니 제공

“대본, 음악이 가진 힘과 작품의 매력을 가장 먼저 봐요. 그다음엔 이 역할을 통해 내가 발전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고요. 그 요건들이 명확해진 뒤에 오디션에 지원합니다.”

배우가 무대 위에 한 캐릭터로 서기 위해 공부하는 건 당연한 일. 뮤지컬 배우 최재림(34)은 역할을 고를 때부터 공부를 시작한다. 작품 공부와 스스로에 대한 공부가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유다 등 선이 굵은 남성을 연기해 온 최재림에게 지난해는 자신의 새로움을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연초에는 ‘킹키부츠’에서 15㎝ 높이의 빨간 부츠를 신은 여장남자 롤라가 됐다. 하반기에는 한국에서 초연한 ‘마틸다’에서 아이들을 괴롭히는 트런치볼 교장을 연기했다. 트런치볼도 원작 소설에선 여성이었던 캐릭터다.

뮤지컬 배우 최재림은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지 않을 때에도 당당하고 싶어" 데뷔 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 진학했다. '성량깡패'라는 칭찬에도 하나의 이미지로 자신이 굳어지는 것을 고민한다. 고영권 기자
뮤지컬 배우 최재림은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지 않을 때에도 당당하고 싶어" 데뷔 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 진학했다. '성량깡패'라는 칭찬에도 하나의 이미지로 자신이 굳어지는 것을 고민한다. 고영권 기자

그 역할들을 과연 소화해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를 잠재우며 최재림은 관객과 뮤지컬 관계자들을 모두 사로잡았다. 얼마 전 한국뮤지컬협회가 주관하는 제3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남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했다. 뮤지컬 배우 데뷔 10년에 접어들며 받은 큰 상이다. 29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내가 정말 인정을 받았구나, 그만큼 정말 열심히 해야 되겠구나, 하는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최재림은 뮤지컬 팬들 사이에서 ‘성량 깡패’로 불린다. 대학 때 바리톤으로 성악을 전공한 그의 성량엔 ‘공연장을 뚫고 나온다’는 수식어가 붙는다. 고음 처리도 매끄럽다. 그러나 최재림은 노래 잘한다는 칭찬에 조심스러워했다. “노래를 잘 하는 배우, 고음을 잘 내는 배우, 이런 이미지가 쌓이다 보니까 한동안은 그 모습에 부합하려고 애써 왔어요. 하나의 목표만을 향해 움직인 거죠. 그래서 너무 감사한 별명인 동시에, 노래하는 과정 그 자체를 중시해야 한다는 다짐을 주는 말이기도 해요.”

최재림은 자신을 끊임없이 채찍질한다. 뮤지컬 데뷔 후 더 나은 연기를 하겠다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 들어갔을 정도다. 노래를 부르는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를 볼 수 없었던 것도 “완벽하게 준비할 여유가 되지 않아 출연을 고사했기 때문”이다.

‘완벽주의자’ 최재림은 첫 번째 단독 콘서트를 준비 중이다. 3월 백암아트홀에서 열리는 ‘최재림을 듣다’ 콘서트. 예매 시작 1분 만에 800여석이 매진됐다. 전체 곡 중 80%는 뮤지컬 넘버로 채우고, 오페라 아리아와 재즈, 가곡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무대를 준비 중이다. 박칼린 감독이 연출을, 김성수 음악감독이 편곡을 맡았다. “일단은 이 콘서트를 어마어마하게 잘 끝내는 게 목표예요. 단독 콘서트를 매년 한 번씩 하고 싶네요. 배우로서의 도전을 이어가는 건 당연하고요.”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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