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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환노위 간사 한정애 “탄력근로제 확대 더는 지체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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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환노위 간사 한정애 “탄력근로제 확대 더는 지체 못해”

입력
2019.01.30 04:40
수정
2019.01.30 09:2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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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국회 처리 의지… “노동계 요구 100% 수용만이 노동존중 정부라 할 수 없어”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이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한정애 의원이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이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한정애 의원이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이자 국회 환경노동위 간사인 한정애 의원은 시급한 노동 현안으로 꼽히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에 대해 “더는 노동계를 기다릴 수 없다”며 2월 임시국회 내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노동정책을 둘러싼 노동계 반발을 최소화하고자 시간을 두고 노력했던 만큼 더는 끌려 다니지 않겠다고 했다. 한국노총ㆍ민주노총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불참 선언과 상관없이 노동정책을 둘러싼 사회적 혼란을 줄이기 위해 정부여당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노동계 요구를 100% 다 받아주는 것만이 ‘노동존중 정부’라고 규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다"고 쓴소리를 했다.

한 의원은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본보 인터뷰에서 “2월 국회가 정상화되는 대로 탄력근로제 확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양대 노총의 불참으로 경사노위가 파행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경사노위가 (탄력근로제 확대와 관련해) 이번 달까지만 시간을 주면 합의안을 낼 수 있다고 해서 기다린 것”이라며 “이미 여러 번 이달 안에 합의안을 내야 한다고 이야기해 왔다”고 설명했다.

노동계가 강대강 대치를 선언한 상황인 만큼, 당분간 냉각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오히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처럼 사회적대타협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노동 현안이 복잡할 수록 긴장감이 흐를 수밖에 없는데, 그땐 거칠게 (대화)하기보다 냉각기를 가지는 것도 괜찮을 수 있다”며 “다만 모든 것은 대화로 풀어야 하며, 솔직하게 얘기해 지혜를 모아 사회적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여권이 ‘탄력근로제 확대 2월 처리’를 강조하는 것은, 정치권 약속은 물론 오는 6월까지 정부의 주요 노동과제에 대한 입법조치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탄력근로제 확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노동회의소 설치 △실업부조 제도 도입 △퇴직연금 확대 등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한 의원은 “정치권은 올 하반기부터 내년 총선 준비에 들어간다. 입법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시간은 6월까지”라며 “그 안에 이러한 큰 덩어리들은 어느 정도 정리를 해놔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계가 정부 정책방향을 두고 ‘친기업 정책, 공약 후퇴’라고 비판하는 부분에 대해선 강하게 반박했다. 한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 초부터 ‘노동존중 사회’를 천명해 정부에 대한 기대가 컸던 것 같다”면서도 “정부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회적 구성원은 물론 기업의 혁신역량을 키우는 방안도 종합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계 주장 중엔 아직 사회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거나 합리적이지 못한 부분이 있다. 노동계도 그런 부분은 정부 입장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작년 말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하청업체 노동자 산업재해 예방 강화) 처리의 숨은 주역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는 국회에서 산안법 논의 과정을 지켜본 고(故) 김용균씨 어머니와 소통하는 데 힘썼다. 협상이 난항을 겪을 땐 회의장을 나와 김씨 어머니를 안고 눈물을 흘려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산안법을 둘러싼 여야 간 이견이 컸고, 논의 시간이 부족했던 만큼 처리를 기대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환노위 소위를 통과하기 전날(12월26일) 밤 자유한국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과의 ‘심야 취중진담’이 논의를 급진전시킬 수 있었다고 그는 전했다. 한 의원은 “논의 첫날 어떻게든 해보려고 국회의장실까지 찾아갔지만 협상이 잘 되지 않았다”며 “그날 저녁 임 의원과 술 한잔을 했다. 둘 다 노총 출신인 만큼 현장을 아는 사람이니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다 보면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임 의원에게 김씨가 처했던 상황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밤 늦게까지 긴 이야기를 나눴고, 공감대가 커져 갈수록 서로를 안고 눈물을 흘렸다고 한 의원은 설명했다. 한 의원은 당시 기억을 떠올리는 내내 눈물을 훔쳤다. 특히 어머니와 나눴던 대화를 전하는 과정에서는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산안법 후속조치로 대법원의 양형기준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자 사망 사고에 대한 처벌 규정이 ‘5년 이하 징역’에서 ‘3년 이하 징역’으로 완화 됐는데, 이 부분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법원이 판결할 때 징역형이 잘 나오지 않는데, 국민 정서와 맞지 않다”며 “고용노동부에 양형기준에 대한 의견서를 내라고 했다. 양형기준이 강화되면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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