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활동, 외국에서 더 유명… 이달 스페인 페스티벌 심사 맡아 
인천출신 바이올리스트 한수진 씨는 음악을 통해 인간의 영혼을 치유하고 희망을 주는 일에 보람을 느끼고 관객과의 새로운 만남이 지속되는 연주활동을 계속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저에게 음악은 ‘사명’입니다. 특히 바이올린 연주는 메마른 영혼을 치유하고 뜨거운 감동으로 인도하는 훌륭한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31)씨가 던진 말이다.

국내 연주회 참석을 위해 잠시 귀국한 한씨는 “음악은 하나님께서 주신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라며 “연주자는 그 선물을 열어 그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보여주고 들려주고 느끼게 해 주는 역할을 한다”고 역설했다.

영국에서 활동중인 한씨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알려진 인물이다. 그의 연주는 “영혼을 감동케 하고 힘든 몸에 활력소를 불어 넣는다”는 찬사를 받는다.

그가 이달 스페인 휴양도시 테네리페에서 열리는 음악 페스티벌과 아카데미 국제콩클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세계 유망한 연주자들이 참여하는 내실 단단한 음악제에서 한씨는 마스터클라스 듀오 리사이틀과 챔버공연도 가진다.

올해 연주 일정도 영국와 일본 등지의 유명 체임버오케스트라 및 교향악단과 협연이 잡혀 있으며, 국내에서도 6월, 9월에 브람스와 슈만의 작품으로 예당 IBK홀과 콘서트홀 등에서 공연이 잡혀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26일 인천부평아트센터에서 인천시립교향악단과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12월20일 동 교향악단과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해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30대에 접어든 한씨의 도약은 오랜 슬럼프를 극복한 것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유학길에 오른 부모를 따라 2살 때 영국에서 살게 된 한씨는 8살 때 바이올린을 시작했다. 가장 오랜 역사의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인 폴란드 비에니아프스키 콩쿠르에서 최연소(당시 15세)로 참가해 당시 한국인으로는 최초이자 유일하게 2등에 입상, 큰 주목을 받았다. ‘세계 음악계의 샛별’이라는 평판도 얻었다.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인 정경화 씨의 사사를 받으며 “음악을 통해 모든 감정을 표현할 줄 안다”는 칭찬을 들었고, 마에스트로 정명훈 씨로부터는 “하늘이 내린 재능”이라는 극찬을 받고 6차례 협연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2012년 어렸을 때(1살) 다쳤던 오른쪽 턱관절에 이상이 생겨 통증과 고통으로 연주활동을 못하게 됐다. 2번의 수술이후 치료와 재활기간을 거쳐 완쾌하기 까지 6년 동안 초조함과 두려움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음악가로 살아온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를 깨닫고 모든 일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그는 “이후 제 연주가 이전과는 다른 깊이가 있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울리게 하는 특별함이 있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털어놓았다.

2009년 영국 옥스포드의 작은 공연장에서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이브리 기틀리스 (Ivry Gitlis)’는 한씨를 ‘영혼을 치유하는 연주가’로 평했다.

“(제가)연주를 마친 후 그는 의자에 구부리고 앉아 한참을 얼굴을 감싼 채 계셨죠. 제가 실수를 한 게 있는지 의아해했는데 눈물을 흘리고 계셨던 거예요. 침묵을 깨고 하신 첫마디가 ‘너무 고맙다’였습니다. 인생에 대한 의미를 상실하여 한동안 자살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계셨는데 제 연주를 들으니 살아야 할 이유가 생겼다고 하더군요.”

한 씨는 “기트리스께서 자신과 같은 영혼들을 구하는 일을 앞으로도 꼭 해야 하며 세계를 네(한수진) 음악으로 구원하길 바란다”라며 당부할 때는 가슴이 뭉클했다며 “그 맘 때 즈음 슬럼프에 있었던 시기였는데 그 경험이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큰 힘이 되었다”고 말했다.

한씨는 “좋은 음악을 하려면 먼저 좋은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부모님의 말씀을 항상 가슴속에 새기고 있다”면서 “올해도 국내외 좋은 공연을 통해 많은 분들에게 음악으로 치유하고 힐링을 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원영기자 wys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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