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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루빅스 큐브(1.29)

입력
2019.01.29 04:4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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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빅스 큐브가 1980년 오늘 미국서 출시됐다.
루빅스 큐브가 1980년 오늘 미국서 출시됐다.

중심(코어)에 매달린 주사위 같은 조각 27개를 움직여 6면체 각 면의 색깔을 하나로 맞추는 ‘루빅스 큐브(Rubik’s Cube)’가 1980년 1월 29일 미국 회사 ‘아이디얼 토이스(Ideal Toys)’ 제품으로 시판됐다. ‘루빅(Rubik)’은 저 퍼즐을 만든 헝가리 부다페스트 응용미술대학 건축과 교수 루빅 에르뇌(Rubik Ernoe, 1944~)의 이름이다.

루빅 에르뇌는 학생들에게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부분들로 이뤄진 하나의 전체라는 구조기하학적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교육보조재의 하나로 저 큐브를 구상했다. 행글라이더 모델로 다수의 특허를 가지고 있던 항공공학 기술자 아버지의 영향으로 그는 나무를 깎고 조형하는 데 능했다고 한다. 3D프린트는커녕 컴퓨터디자인(CAD)도 없던 때였고, 그의 조국은 개인이 사적 용도로 산업적 도움을 받기에는 적절치 않던 소비에트 연방국가였다. 그는 직접 손과 수공구로 나무를 자르고 다듬어 1974년 첫 시제품을 만들었고, 아버지에게서 배운 바대로 75년 특허를 냈다. 그가 붙인 첫 이름 ‘매직큐브’는 77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헝가리에서 처음 출시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우여곡절 끝에 79년 미국 회사와 계약을 맺어 이듬해 ‘루빅스 큐브’란 이름으로 서방 사회에 등장했다.

정육면체 안에서 27개 조각이 배열되는 경우의 수는 약 4,300경(정확히는 43,252,003,274,489,856,000)이다. 마니아들은 퍼즐 풀이 속도 및 최단 회전횟수 경쟁을 벌여왔고, 수학ㆍ공학자들은 풀이의 비밀을 연구해 논문을 발표했다. 풀이법을 소개한 수십 권의 책이 출간됐고, 국제큐브협회가 설립됐다. 현재 최단 시간 풀이 기록은 지난해 11월 중국인 위성두(宇生杜)가 세운 3.47초이며, 인공지능 컴퓨터로는 독일 마이크로칩 업체인 인피니온 사의 생체 모방 로봇 ‘루빅스 컨트랩션’이 지난해 3월 수립한 0.38초다. 에르뇌는 제 퍼즐을 푸는 데 처음엔 한 달 넘게 걸렸지만 지금은 1분 정도면 풀 수 있다고, 2012년 CNN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루빅스 큐빅의 매력을 “단순한 기하학적 구조 속에 담긴 복잡한 이면에 있다”고, “우주의 질서와 혼돈이 그와 같지 않으냐”고 말했다. 물론 빅뱅 우주가 반듯한 정육면체일 리 없다. 오히려 아무리 복잡한 이면이라도 적절한 해법만 익히면 정돈될 수 있다는 큐브적 세계관, 혹은 계몽주의적 이상이 퍼즐적 인간의 한 단면일 것이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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