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 재난으로 대두된 미세먼지 발생에는 국내보단 국외요인의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존 미세먼지 예측과는 달리 위성 관측을 통해 얻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기계학습(머신러닝)을 적용한 결과다.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28일 “미세먼지가 ‘나쁨’일 경우 서풍이 불고 중국 산둥성과 산시성, 베이징ㆍ허베이징 등 지역의 에어로졸 농도가 매우 높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기 중 떠다니는 미립자인 에어로졸 농도는 미세먼지 양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인천시 내 관측소 20곳의 미세먼지 예측 연관성을 비교해봤더니 인천 도심 지역보다 백령도 지역의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농도가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관계자는 “인천시는 인구밀집지역인데다 공장과 자동차 통행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백령도의 미세먼지 농도가 인천시내 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줬다”며 “이는 국내요인보다는 국외요인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분석 데이터에서 국외요인을 제거한 후 2018년 1분기 미세먼지 농도를 예측해봤더니 ‘좋음’ 등급이 20일에서 30일로 늘기도 했다.
이번 분석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 2015~2018년 인천 지역의 미세먼지ㆍ대기오염 데이터와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제공하는 동북아 지역의 위성 센서 데이터, 에어로넷(국제 공동 에어로졸 관측 네트워크)의 지상 관측 센서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다. 빅데이터를 이용해 재난으로부터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유럽연합(UN) 사무총장 직속으로 설립된 UN 글로벌 펄스 자카르타 연구소의 기술 자문도 받았다.
위성 센서 데이터에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 미세먼지 예보에 최적의 성능을 보인 머신러닝 알고리즘(그래디언트 부스팅)을 적용하면서 더 정확한 예측 모델이 만들어졌다. 기존 국내 미세먼지 예보에 비해 정확도가 약 15% 높아졌다는 게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설명이다. 앞으로 국내 정지 위성(천리안 2Aㆍ2B) 데이터를 추가로 확보해 미세먼지 예측 정확도를 더 높일 계획이다.
김명희 행안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장은 “미세먼지 예보에 기계학습 예측모델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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