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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풍 “요즘 코치님 소리까지 들어… 귀화는 인생 최고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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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풍 “요즘 코치님 소리까지 들어… 귀화는 인생 최고의 선택”

입력
2019.01.28 17:00
수정
2019.01.28 18:55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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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CC 오그먼 감독님과 선수들 소통 역할… 올스타전 ‘10초 풍큐리’ 아쉬워 

KCC 전태풍이 지난 24일 경기 용인의 구단체육관에서 '풍큐리'를 재현하고 있다. 전태풍은 흰색 러닝셔츠가 없는데도 후배에게 빌려 착용했다. "이왕 할 거면 제대로 해야 한다"고 했던 전태풍은 가짜 콧수염까지 찾아보는 성의를 보였지만 구하지 못해 아쉬워했다. 용인=김혜윤 인턴기자
KCC 전태풍이 지난 24일 경기 용인의 구단체육관에서 '풍큐리'를 재현하고 있다. 전태풍은 흰색 러닝셔츠가 없는데도 후배에게 빌려 착용했다. "이왕 할 거면 제대로 해야 한다"고 했던 전태풍은 가짜 콧수염까지 찾아보는 성의를 보였지만 구하지 못해 아쉬워했다. 용인=김혜윤 인턴기자

전주 KCC 전태풍(39)은 프로농구의 ‘치트키’(Cheat Keyㆍ컴퓨터 게임을 쉽게 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조작할 때 사용하는 문장)다. 올 시즌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라이징 스타’ 양홍석(KT)을 몰라보고 “너 누구니”라고 물어봤던 사실이 드러나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지난 20일 올스타전에선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실제 주인공인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로 분장하고 등장해 이목을 사로잡았다.

‘별들의 잔치’에서 신 스틸러로 등극한 전태풍은 지난 24일 경기 용인의 KCC 연습체육관에서의 인터뷰에서 “다들 머큐리로 변신한 게 재미있었다는 말을 해주고, 아들도 머큐리가 누구냐고 물어봐서 같이 보헤미안 랩소디를 봤다”며 “트레이너가 (햄스트링도 안 좋은데) 왜 가냐고 했는데, 마지막 올스타전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햄스트링 부상 탓에 지난달 20일 울산 현대모비스전 이후 한달 넘게 전열에서 이탈했지만 올스타 선수로서 축제의 장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컸던 전태풍은 “더 길게 퍼포먼스를 하고 싶었는데 10초 정도 밖에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같은 날 배구 올스타전에서 서재덕(한국전력)이 머큐리로 변신한 영상을 이날 뒤늦게 본 전태풍은 “잘했어, 잘했어”라며 “마이크를 잡고 노래도 부르고, 관중과 소통하는 모습이 부럽다”고 말했다.

2009년 귀화혼혈선수로 KBL(한국농구연맹) 무대를 처음 밟은 전태풍은 대표적인 ‘호감형 선수’다. 전태풍과 함께 데뷔한 문태영(삼성), 이승준(은퇴)이 한국말을 전혀 하지 못할 때 전태풍은 어렵고 서툴지만 한국말로 대화를 하려고 했다. 솔직담백 하면서 하고 싶은 말을 직설적으로 하는 그의 한국어 인터뷰는 언제나 팬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전태풍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용인=김혜윤 인턴기자
전태풍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용인=김혜윤 인턴기자

전태풍은 “인터뷰를 할 때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신 있게 해야 팬들도 좋아한다”며 “옛날도 아닌데 국내 선수들은 너무 겁을 낸다. 한번뿐인 농구 인생, 코트 안에서만 아니라 밖에서도 재미있고, 스웨그(Swag)있게 다녀도 된다. 그렇게 다녀도 예전처럼 안 맞는다”고 강조했다.

어느덧 한국 생활 11년째를 맞은 전태풍은 “힘든 시간도 있었고, 좋은 시간도 있었지만 돌이켜보면 정말 재미있었다”며 “귀화는 인생에서 최고의 선택 세 가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그는 2010년 한국에서 영어 강사를 하던 ‘하프코리안’ 미나 터너와 결혼했다. 유년 시절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친하게 지내다가 한국에서 운명처럼 재회했다. 슬하엔 아들 태용이(7), 딸 하늘이(5)가 있다. 그리고 미나씨는 임신 14주 차로 셋째를 기다리고 있다. 전태풍은 “한국에 와서 와이프를 만났고, 이제는 아이도 3명”이라며 “한국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생기고, 한국 문화도 알고, 엄마한테 더 가까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플레잉 코치 전태풍. 용인=김혜윤 인턴기자
플레잉 코치 전태풍. 용인=김혜윤 인턴기자

시즌 중 추승균 전 감독의 사퇴로 스테이시 오그먼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한국어와 영어가 능통한 전태풍은 플레잉코치가 됐다. 새로운 역할에 대해 그는 “요즘 팀에서 내가 말을 너무 많이 한다”며 “아직까지 큰 형님으로 있는데, 후배들이 코치님이라고 부르면 ‘아직 은퇴한 거 아니니까 푸시(Push)하지마. 조금만 기다려’라고 다그친다”고 웃었다.

용인=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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