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화에 잔류한 내야수 송광민(36)은 이달 초 한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나이 먹은 선수들은 FA 선언도 하지 말고 죽으라는 소리냐”며 “보상 선수만 없어도 아무 데나 갈 수 있다”고 쓴 소리를 쏟아냈다. 절대적으로 ‘갑’인 구단을 겨냥한 작심 발언이었다.
얼어붙은 FA 시장에서 구단들은 지갑 열기를 꺼렸고, 남아 있는 선수들은 ‘버티기’에 돌입한 상황이었다. 그랬던 송광민마저 결국 두 손을 들었다. 한화는 27일 "송광민과 계약금 3억원, 연봉 2억5,000만원, 옵션 4억원 등 2년 최대 16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2002년 2차 10라운드 76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은 송광민은 동국대를 거쳐 입단해 11시즌 동안 개인 통산 타율 0.294, 844안타, 95홈런, 436타점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타율 0.297, 18홈런, 79타점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나이와 보상 규정 걸림돌로 타 구단 이적은 쉽지 않았고, 계약 조건을 놓고 원소속팀 한화와 끝없는 평행선을 달렸다. 구단 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FA 미아’가 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스프링캠프 출발을 앞두고 ‘백기 투항’한 셈이다. 29일 출국하는 KT를 시작으로 31일까지 대부분 구단들이 해외 전지훈련을 떠난다. 참여하지 않는 선수는 사실상 전력 외로 분류할 수밖에 없다.
이에 지난 25일 내야수 김상수(29)가 가장 먼저 침묵을 깨고 원소속팀 삼성과 3년간 최대 총액 18억원에 계약했다. 이제 남은 미계약자는 이용규 최진행(이상 전 한화) 이보근 김민성(이상 전 넥센) 윤성환(전 삼성) 금민철(전 KT) 노경은(전 롯데). 이들 역시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라 김상수와 송광민의 계약으로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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