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를 개발한 구글의 인공지능(AI) 연구 자회사 딥마인드가 이번엔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2’로 인간을 꺾었다. 체스, 바둑을 완전 정복한 데 이어 훨씬 어려운 영역으로 들어간 것이다. 다만 인간 수준으로 조종 속도를 제한했을 때는 프로게이머에게 패배해 한계를 보였다.
딥마인드는 25일(현지시간) 오전 3시 영국 런던 본사에서 치러진 스타크래프트2용 AI ‘알파스타’와 인간 프로게이머의 경기를 공개했다. 알파스타는 지난달부터 유럽의 프로게이머 ‘TLO’(다리오 뷘시)ㆍ‘마나’(그레고리 코민츠)와 총 11번 맞붙었는데, 이날 마나와 치른 마지막 경기는 전세계에 생중계됐다. 결과는 10승 1패, 알파스타의 완승이다.
알파스타는 일주일간 인간이 200년 걸릴 만큼의 연습을 거친 AI다. 2016년 이세돌에게 유일한 패배를 당한 뒤 불패신화를 써내려간 ‘알파고’가 바둑을 배운 과정처럼, 이미 공개된 인간 선수들의 게임 경기 내용을 학습하는 것을 시작으로 알파스타끼리 경기를 펼쳐가며 수준을 높였다. 일주일간 훈련 뒤 최상위로 뽑힌 버전들이 두 선수와 대결을 펼친 ‘선수’가 됐다. 알파스타가 선택한 주 종족은 스타크래프트의 세 종족 중 ‘프로토스’다.
그러나 인간 수준으로 분당 행동 수(APMㆍActions per Minute)를 설정한 마지막 생중계 경기에서는 알파스타가 폴란드의 ‘마나’ 그레고리 코민츠 선수에게 패배했다. APM은 같은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명령을 내릴 수 있나, 즉 ‘손이 얼마나 빠른가’를 나타내는데, 프로게이머들이 보통 경기 내내 300~400 수준을 유지하는 데 비해 알파스타는 이 수치가 최고 1,500까지 나와 ‘불공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APM을 평균 277로 맞춘 뒤 치른 경기에서 알파스타가 패배하면서 아직 정복해야 할 영역이 남았음을 보여줬다.
경기 후 알파스타와 맞붙었던 코민츠 선수는 “예상 외로 사람과 같은 게임 플레이 스타일을 보여줘 감명을 받았다”면서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게임을 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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