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 경찰 등 공직자 잇따라 입건
지난해 윤창호씨 사건 이후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단속되는 경우는 하루 평균 36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엔 현직 검찰과 경찰이 잇따라 음주운전을 하다 입건돼 음주 운전자의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법의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7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20일까지 경찰 특별단속에 걸린 음주운전 건수는 총 2만9,101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360명 꼴이다. 유형별로는 혈중 알코올 농도 0.1% 이상으로 면허취소 처분 대상이 전체의 절반 이상(53%)인 1만5,452명에 달했다. 혈중 농도 0.05~0.1%로 면허정지 처분 대상도 1만2,777명(43%)이나 됐다. 지난해 9월 부산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윤창호씨 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말까지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다.
최근 특별단속 기간의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1년 전 같은 기간(3만8,158건)에 비해서는 20%남짓 줄긴 했다. 하지만 음주운전 적발 건수가 줄었다고 해서 사정이 나아졌다고 보긴 어렵다. 특히 지난달 윤창호법 시행 이후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공직자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달 23일 서울고등검찰청 소속 현직 부장검사가 음주운전을 하다 출근길에 적발됐고, 같은 날 울산의 한 경찰관도 음주운전으로 주차된 버스를 들이받은 뒤 도주하다 사고 현장 인근에서 검거됐다.
윤창호씨 사건과 비슷한 음주운전 사고도 최근 벌어졌다. 지난달 30일 새벽 30대 남성 A씨는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서울 강북구 삼양동의 한 도로에서 90대 노인을 들이받고 달아났다. 새벽 기도에 나선 노인은 결국 사망했는데, 사고 당시 A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0.14%였다.
올해 6월부턴 면허취소 기준이 현행 혈중 알코올농도 0.1% 이상에서 0.08% 이상으로 조정돼, 처벌이 한층 강화된다. 면허정지 기준 역시 현행 0.05~0.1%에서 0.03~0.08%로 낮아진다. 앞으론 소주 3, 4잔이면 아예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단 얘기다. 호욱진 경찰청 교통안전계장은 “최근 음주사고가 줄긴 했지만 습관적으로 음주운전을 하는 이가 많은 만큼 특별단속이 끝나도 음주단속은 꾸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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