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친환경에너지타운, 주변마을 134가구 온수 공급
음식물처리과정 바이오가스로 하루 최대 60톤 생산
주민협의체, 청주자원화㈜ 등 업체에 감사패 전달
주민들 “우리 마을엔 ‘님비(NIMBY)’없어요”
“어려운 민원을 해결하고 마을 발전에 기여하며, 기업과 주민의 상생·화합 정신에 모범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에 지역민의 감사한 마음을 담아 드립니다.”
25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신대동 마을회관에서 열린 ‘청주 친환경에너지타운’ 준공식. 마을 화합잔치를 겸한 이날 행사에서는 주민들이 혐오시설로 통하는 환경업체에 감사패를 수여하는 흔치 않은 광경이 벌어졌다. 신대동 1,2리와 옥산면 가락4리 등 3개 마을 주민협의체(대표 김병학)가 음식물쓰레기 처리업체인 청주자원화㈜ 이종원 대표이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한 것이다.
이날은 3개 마을 134가구 주민들에게 따뜻한 온수를 무료 공급하는 첫 날. 2015년 환경부 공모 사업인 친환경에너지타운 대상지로 선정된 이들 마을은 국비 지원금과 시비, 자부담 등 80억원을 들여 음식물 처리과정에서 나오는 가스를 활용해 온수를 생산하는 시설을 건립했다. 이 시설은 음식물쓰레기의 폐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바이오 가스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여기서 또 폐열이 발생하고, 이 열을 회수해 물을 덥히는 방식이다. 주민들에게 공급하고 남은 온수는 마을공동 농산물건조장 2곳을 가동하는 데 활용할 참이다. 연창호 청주시 자원관리과장은 “하루 평균 50~60톤 가량의 온수를 무료로 주민들에게 공급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병학 주민협의체 대표는 “환경오염 주범으로 꼽히는 시설이 친환경에너지를 생산하는 시설로 탈바꿈해 지역 주민에게 도움을 주고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친환경에너지타운 가동을 반겼다.
청주자원화㈜가 신대동 미호천 변에 둥지를 튼 것은 2005년. 혐오시설 입주 소식에 당연히 주민들의 반발이 거셌다. 하지만 주민 민원을 대하는 이 업체의 태도와 방식은 여느 환경업체와는 사뭇 달랐다. 업체 측은 지역민 입장에서 악취 민원을 해소한다는 방침 아래 각 마을을 찾아 주민과 함께 악취해소 방안을 논의했다. 일부 회사 임원은 아예 마을로 이주해 주민과 함께 거주하고, 직원들은 각 가정을 돌며 사소한 시설물 수리까지 도왔다. 이렇게 소통을 이어가자 닫혔던 주민들의 마음도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이종원 대표는 “10년 넘게 마을 어르신들과 동고동락하면서 상생의 기업정신을 다질 수 있었다.”며 “이번 친환경에너지타운 준공을 계기로 음식폐기물을 재활용해 에너지원으로 쓰는 자원화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준공식에서는 시공사인 일진건설산업㈜, 발전사업자 ㈜지엔씨에너지, 공사감독자와 청주시청 담당자 등도 주민 감사패를 받았다. 신대1리 노인회는 청주자원화㈜측에 별도의 감사장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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