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기자 겸 라이언 앤 폭스 대표 김웅의 폭로로 시작된 손석희 JTBC 대표이사와의 진실공방이 쉬이 끝나지 않을 모양새다.
프리랜서 기자 김웅은 최근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한 일본식 주점에서 손석희 JTBC 사장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으로 경찰에 신고를 접수했다. 당시 김웅은 손 사장으로부터 수 차례 얼굴을 폭행당했으며, 이로 인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다며 진단서를 제출했다.
이에 손석희 사장은 지난 24일 JTBC를 통해 공식입장을 발표, 김 씨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해당 입장문에서 JTBC 측은 “상대방이 주장하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K 씨가 손 사장에게 불법적으로 취업을 청탁하였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손석희 대표이사를 협박한 것이 이번 사안의 본질이다. ‘정신 좀 차려라’고 손으로 툭툭 건드린 것이 사안의 전부다”라고 이번 사건의 경위를 설명하며 “손석희 사장은 현재 K 씨를 상대로 공갈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또 JTBC는 “2017년 4월 손석희 대표이사는 주차장에서 후진하다 견인차량과 가벼운 접촉 사고를 내고 자비로 배상한 적이 있다. K씨는 지난 해 여름 어디선가 이 사실을 듣고 찾아와 ‘아무것도 아닌 사고지만 선배님이 관련되면 커진다’며 ‘기사화 할 수도 있다’고 협박한 뒤 이후 지속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찾아와 정규직 특채를 노골적으로 요구했다”고 김웅의 만행을 덧붙여 폭로했다.
해당 입장 표명 이후 24일 오후 자신이 진행하는 ‘뉴스룸’에 등장한 손 사장은 오프닝 멘트를 통해 “뉴스 시작 전에 짧게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다. 오늘 저에 대한 기사로 많이 놀라셨을 줄 안다. 저로서는 드릴 말씀은 많으나 사실과 주장은 엄연히 다르다는 것만 말씀드리겠다. 사법당국에서 모든 것을 밝혀주시리라 믿고 저는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뉴스룸’을 진행해나가겠다. 여러분께 심려 끼쳐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며 시청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손 사장 측의 강력한 반박에도 논란은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같은 날 MBN ‘뉴스8’ 측이 김 씨가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던 손 사장과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한 탓이다. 공개된 녹취록 속 한 남성은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 하신거죠?”라고 몰아세우듯 질문했고, 상대방은 “그래, 그게 아팠다면 내가 폭행이고 사과할게”라고 답했다. 해당 방송에서는 질문을 한 이가 피해를 주장하고 있는 김 씨이며 대답을 한 이가 손석희 사장이라고 추정했다.
MBN을 통해 녹취록을 공개한 김 씨는 이후 추가 인터뷰를 통해 손 사장에 대한 또 다른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김 씨는 “손석희 사장이 지난 2017년 4월 경기도 과천 한 주차장에서 접촉사고를 내고 현장을 이탈했을 당시 그의 옆에 한 여성이 동석하고 있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 씨의 새로운 주장에 또 한 번 진실공방에 불이 붙자 JTBC 측은 25일 추가 공식 입장문을 발표하고 “손석희 대표이사의 2017년 접촉사고 당시 동승자가 있었다는 주장과 일부 보도는 명백한 허위”라며 “이를 증명할 근거도 수사기관에 제출할 것이다. 이는 이번 사안을 의도적으로 ‘손석희 흠집내기’로 몰고 가며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는 문제 당사자 김웅 씨의 의도”라고 김 씨의 본명을 밝힘과 함께 김 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더불어 JTBC 측은 “이를 포함한 이번 사안을 둘러싼 모든 가짜 뉴스 작성자와 유포자, 이를 사실인 것 처럼 전하는 매체에 대해선 추가 고소를 통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며 “아울러 문제의 당사자인 김웅 씨가 손 사장에게 거액을 요구하는 내용 등이 담긴 구체적인 공갈 협박의 자료는 일일이 밝히는 대신 수사 기관에 모두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두 사람의 첨예한 의견 대립이 이틀 째 이어지며 많은 이들의 이목이 이번 사태에 집중되고 있다. 수사기관을 통한 진실 규명이 이루어지길 바란다는 손 사장의 입장처럼, 경찰 수사를 통해 이번 사태에 속 시원한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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