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베네수엘라에 2,000만 달러(약 226억원) 지원 의사를 밝혔다. 마두로 정권에 맞서 대통령을 선언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다. 또 국제사회와 공동보조로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도 요구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주기구(OAS) 회의에 참석해 “극심한 경제난을 겪는 베네수엘라에 2,000만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마두로 정권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면서 과이도 의장과 손발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우리의 원조 발표는 임시 대통령이 이끄는 국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라며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지금은 없어진 마두로 정권을 거부하기 위해 미주기구 회원국들은 우리의 요구에 부응해 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마두로 정권은 도덕적으로 파산했고 경제적으로 무능하고 심각하게 부패했다”면서 이미 용도 폐기된 정권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OAS는 앞서 마두로 대통령 취임 직후 그를 비난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AFP통신은 “이번 조치는 베네수엘라 국민이 마두로 대통령에게서 과이도 국회의장으로 지지 의사를 옮기면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기대할 수 있다는 메시지인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은 또 베네수엘라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26일 오전 9시 유엔 안보리 회의 개최를 요구했다. 다만 AFP 통신은 “미국의 요구대로 안보리가 소집될지 단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에 우호적인 러시아는 반발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베네수엘라의 내정 문제여서 안보리를 소집할 사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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