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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핫&쿨] 두 달 만에 잠깐 해 뜬 지구 최고위도 마을

입력
2019.01.24 17:48
수정
2019.01.24 23:1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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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알래스카 주 북부에 위치한 우트키오야비크 마을의 극야 현상. 위키피디아 캡처
미국 알래스카 주 북부에 위치한 우트키오야비크 마을의 극야 현상. 위키피디아 캡처

군사 요새와 남극이나 북극점의 관측 기지를 뺀 지구촌의 모든 민간인 마을에서 23일을 기해 ‘절대 어둠’이 사라졌다. 고위도 지방은 겨울(남반구는 여름)이면 일정 기간 1, 2개월 내내 해가 뜨지 않는 일이 반복되는데, 미국 알래스카의 지구 최북단 마을에 지난해 11월 이후 사라졌던 태양이 이날부터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현지시간) 지난해 11월 18일 이후 일출이 관측되지 않던 알래스카주 북부 우트키오야비크(배로)에서 이날 오후 잠깐 해가 떠올랐다고 전했다. 지구가 자전축이 기울어진 채 공전하는 바람에 생긴 ‘극야’ 현상이 이 마을에서 종료됐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이날 오후 1시4분쯤 남쪽에서 해 일부가 떠올랐다가, 약 한 시간 뒤인 2시14분 지평선 아래로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지평선 기준으로 해가 절반 이상 올라오지는 않았기 때문에, 건물이나 나무 등에 의해 시야가 차단된 대다수 마을 주민들은 해를 목격하지 못했다.

이 마을의 위도는 북위 71.2도. 민간인이 사는 마을로는 지구상에서 극점에 가장 가깝다. 그래서 우트키오야비크 마을은 겨울마다 해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23.5˚로 기울어 있는 자전축이 여름에는 태양 쪽으로 더 많이 기울고, 겨울에는 그 반대로 기울어서다.

미국 알래스카 주 지도. 구글맵 캡처
미국 알래스카 주 지도. 구글맵 캡처

한 번 걷힌 어둠은 이 마을에서 여름까지 시간이 갈수록 빨리 물러나게 된다. 5월 12일까지 급격히 길어지다가 이후부터 8월 중순까지는 아예 해가 지지 않는다. 여름에는 24시간 해가 떠 있는 백야현상으로 주민들은 또 다른 어려움을 겪는다. 다만 한낮 태양이 비추는 땅을 비추는 각도, 즉 남중고도가 낮은 탓에 7월 평균 기온도 섭씨 8도 안팎에 불과하다.

반대로 극야인 겨울에는 강추위가 찾아온다. 우트키오야비크 마을의 2월 밤 평균 기온은 영하 28도다. 해가 남아 있는 11월에도 낮 최고 기온이 영상으로 오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마을의 강설량은 미국 중부 보스턴이나 덴버보다 적은 편이다. 춥지 않아서가 아니라, 기온이 너무 낮은 나머지 수증기가 공기 중에 눈을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마을 외에도 극야현상이 일어나는 지역은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러시아, 캐나다, 칠레 등지에 있다. 그러나 우트키오야비크 마을만큼 오래 해가 뜨지 않는 민간인 거주지는 없다. 북위 혹은 남위 66.56도 바깥에 있는 마을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데, 우트키오야비크 마을보다 극점에 가까운 곳은 없기 때문이다.

이슬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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