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개발에 62조원 금융지원… “수은이 금융의 외교부”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24일 “그간 해외 투자개발형 사업에 자금이 없어 수주를 못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앞으로는 금융 때문에 해외 진출을 못 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은 행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수출입은행이 투자개발형 건설ㆍ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사업을 중심으로 올해 62조원 상당의 금융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분야별로 건설ㆍ플랜트는 고부가가치 투자개발형 사업, 조선ㆍ해운은 친환경ㆍ고부가선박 수주와 해운사 선대(船隊) 확보를 중심으로 지원한다. 발전은 신재생에너지ㆍ원자력발전 등으로 투자 구성을 다변화하고, 자원은 리튬ㆍ구리 같은 4차산업 전략광물과 유가스 등 장기구매금융을 중점적으로 지원한다.
특히 건설ㆍ플랜트에서 해외 발주처들은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최근 대출에 지분참여를 섞은 투자개발형 사업을 늘리는 추세다. 투자개발형은 지분 참여로 손익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 많다. 수은은 국내 기업들이 이런 사업에 뛰어드는 초기 단계부터 투자협의회를 구성, 해외 투자자뿐 아니라 국내 투자은행(IB)과 연기금 등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수은은 이달 말까지 ‘핵심전략국가’ 10곳 안팎을 선정, 이 국가에서 우리 기업들의 수주를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은 행장은 “미개척 자원이나 거대 내수시장을 보유한 국가를 핵심전략국으로 선정해 2020년까지 10대 신흥시장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수은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지에서 온렌딩 중개금융기관을 늘릴 계획이다. 이런 해외 네트워크는 지난해 말 3개인데, 2021년까지 7개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은 행장은 해외 사업 수주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 등 수은의 역할에 대해 “금융에서 외교부와 비슷하다”고 규정했다. 실제로 해외 발주처 관계자나 주한 외교사절 등과의 접촉이 잦다고 은 행장은 전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부산 이전 주장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도 해석됐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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