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도심 나이트클럽 사전 영업, ‘시는 뭐하나’

시민단체, 한심한 시 행정 비난

[한국일보 저작권]목포 신도심 주택단지 밀집지역에 들어선 나이트클럽이 조명을 밝히고 있다.

전남 목포시 옥암지구 주택가에 문을 연 나이트클럽이 유흥업소 영업허가도 발급받지 않은 상태에서 유명 연예인을 초청하고, 불법광고물이 부착해 주민들의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특히 이 지역은 2만여명이 운집한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초ㆍ중학교와 학원 등이 즐비하면서 청소년 왕래가 잦은 가운데, 현란한 야간 불빛과 선정성 불법광고물에다가 각종 소음 등이 우려돼 주민들이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지만 시는 속수무책이다.

24일 목포시와 부주동 주민 등에 따르면 ㈜현용 목포나이트 클럽이 이날 밤부터 영업을 시작하기 위해 유흥주점 허가 신청서를 22일 제출했으며 시는 식품위생법 제 36조에 따라 음향장치 설치 등 신청사항을 검토한 후 허가를 내줄 방침이다.

시는 목포 남악 1로 목포나이트(1,559㎡) 클럽 영업에 대해 소음에 따른 민원발생시 행정처분 등 법적 책임에 다른 조건부를 통해 허가증을 교부 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날 밤부터 영업 개시 예정인 목포나이트 업주는 나이트클럽 영업허가도 없이 사전에 유명 연예인 출연진 소개 등 불법 현수막과 광고 전단지를 목포시 전역과 인근 시ㆍ군까지 무더기로 게재하면서 시민들로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더욱이 시는 야간 소음측정 등도 하지 않고 ㈜현용이 제출한 방음장치내역과 소음진동측정 보고서 서류만 확인하고 영업허가를 내줄 방침이여 충격을 주고 있다.

부주동에 사는 정모(47)씨는 “목포에서 아파트 단지가 가장 많고 젊은 부부가 살다 보니 어린아이와 청소년이 수시로 왕래하는데 무슨 나이트클럽 허가를 내주냐”면서“목포주민도 아닌 외부인에게 허가를 쉽게 내주는 게 목포시청이 할 일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주부 박모(31)씨는 “며칠 전부터 나이트 시험운행 하느라 저녁에 네온사인이 불야성을 이루고 음악 소리가 나오는데도 시 공무원이나 시의원 하나도 안 보였다”며“선거 때는 주민들을 위해 마치 모든 일을 다 할 것처럼 해놓고 막상 당선되니 주민들을 위해서는 모른 척 한다”고 비난했다.

실제로 주민들의 항의에도 지역 시의원들은 나이트클럽이 오늘 개장한지도 몰랐다. 시청 공무원들도 영업허가 발부예정일 당일에 현장을 방문했고, 시 의원들은 관계서류 등을 뒤늦게 시에 요구하고 나섰다. 정의당 백동규 의원은“아파트 밀집지역에 토지를 헐값에 팔고, 당초 건축허가를 내 준 목포시가 잘못”이라며 “나이트 성업중이라도 주민들 불편이 생기는지 꼼꼼히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송영종 목포경실련 공동대표는 “전국적으로 나이트클럽이 내걸린 불법광고물로 도시미관이 해치고 초대형 LED 현란한 빛으로 교통사고까지 유발시키는 등 야간 소음으로 주민들 민원이 끊이지 않아 폐업이 속출하는데 목포에는 뒤늦게 대형 유흥업소가 문을 연다니 목포시 행정이 한심하다”며“요즘 뜨고 있는 근대역사문화까지 피해가 갈까 걱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목포시 관계자는“행정적인 문제가 없고 허가 기간이 3일이라서 영업허가를 해 줄 수 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