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송'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생겨도 좋을 법하다.
2019년에도 '군백기(軍+공백기)' 배턴 터치는 이어진다. 1989년생부터 1991년생까지의 많은 남자 가수들이 상반기 입대를 준비하고 있다. 국민으로서 당연한 의무이지만 잠시 팬들과 멤버들의 곁을 떠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불가피하다. 이런 아쉬움을 달래거나 덜어주고자 입대를 앞두고 신곡을 통한 인사를 전한 스타들이 있다.
일명 '입대송'의 원조는 제목부터 인상적인 이승기의 '나 군대 간다'였다. '나 군대 간다'는 이승기 입대 열흘 전인 2016년 1월 발표됐다. 노래 속의 "잠시 뿐이야. 곧 돌아올 거야. 사랑한다"라는 메시지가 유독 길게 느껴졌던 이승기의 군 복무 기간 동안 팬들의 기다림을 덜어줬다. 이승기는 전역 후 왕성한 활동으로 노래의 약속을 지키고 있다.
'제8회 가온차트 뮤직 어워즈'에서 3월의 디지털 음원 부문 올해의 가수상을 수상하기도 한 빅뱅의 '꽃길' 역시 대표적인 입대송이다. 지난해 봄에 빅뱅 멤버 지드래곤, 태양, 대성이 연이어 입대함에 따라 당분간 마지막이 될 완전체 신곡을 냈던 것. 빅뱅 역시 "그 때 또 다시 날 사랑해줘요. 그 자리, 그 곳에서 날 기다려요"라고 진심을 전했다.
슈퍼주니어 규현은 지난 2017년 5월 입대 하루 전에 신곡 '다시 만나는 날'을, 인피니트 성규는 지난해 5월 입대 당일에 '머물러줘' 콘서트 라이브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규현은 슈퍼주니어에서 마지막으로, 성규는 인피니트에서 첫 번째로 군 복무를 하고 있는 멤버다. 두 사람 역시 각자의 감성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노래를 선사했다.
올해 역시 입대송 릴레이가 이어진다. 이창섭은 지난 14일 입대 전 솔로앨범 '마크(Mark)'와 단독 콘서트, 이민혁은 내달 7일 입대를 앞두고 솔로앨범 '허타존(HUTAZONE)'과 단독 콘서트를 각각 준비했다. 지난해 서은광에 이어 비투비가 차례로 군 복무를 시작하는 가운데, 멤버들은 솔로 행보를 통해 입대 전까지 알찬 시간을 함께 하고 있다.
이달 말에도 입대송이 예정돼 있다. 지난 22일 군 복무를 시작한 신우는 3인 체제 B1A4로서 함께 부른 자작곡 '반하는날'을 오는 26일 공개한다. 팬덤명 '바나'와 연결되는 발음이 팬송임을 짐작하게 한다. 하이라이트 양요섭은 입대 당일인 24일 '20 풀 문스(Full Moons)'를 발매한다. 20번의 보름이 지나면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담은 앨범이다.
아이돌 뿐만이 아니다. 지소울은 2017년 12월 입대 하루 전에 새 싱글 '아윌 비 데어(I'll Be There)'를 발표하며 많은 이들에게 위로가 될 만한 음악을 들려줬다. 로꼬 역시 2월 7일 입대를 앞두고 같은 날 신보 '헬로(HELLO)' 발매를 알렸다. 이 소식은 JTBC '한끼줍쇼'에서도 공개됐다. 로꼬가 어떤 스토리 텔링을 준비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계속해서 '입대송'이 나온다는 건 노래 속의 진심이 많은 이들에게 정말로 통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쉽지만 꼭 필요한 군 복무 기간 이후, 몸도 마음도 더 건강해져서 '입대송'보다 더 좋은 음악을 들고 돌아올 이들의 30대와 그 다음 활동들도 기대된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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