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불구 한도 1억5000만원 다 채워
민주당, 호남ㆍ3040 지지율도 회복세
“정치인은 자신의 부고 소식만 빼고 어떤 뉴스도 도움이 된다”
존재감을 키워야 하는 국회의원에겐 내용이 좋은 나쁘든 뉴스가 나와 이름을 알리고 화제에 오르는 게 우선이란 여의도 격언이다. 더불어민주당 당적을 내려 놓은 무소속 손혜원 의원에게도 후원 세례가 이어지면서 이 같은 격언이 입증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손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만여명의 국민이 단 나흘 만에 올해 국회의원 후원금 (한도액인) 1억5,000만원을 모두 채워주셨다”고 밝혔다. 국회의원이 한 해에 받을 수 있는 후원금의 한도는 1억5,000만원이다. 연초, 그것도 불과 4일만에 후원금 총액을 모두 채운 것이다. 목포 문화재 거리 지역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손 의원이 논란의 중심에 있지만, 옹호 여론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야당의 공세에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다는 게 여권의 해석이다. 자유한국당은 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논란을 “손혜원랜드 게이트”로 규정하고 테스크포스를 구성하는 등 총력전을 펴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손 의원이 동창이라는 점을 들어 ‘정권 게이트’로 몰아가는 분위기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손 의원을 둘러싼 의혹에 갈피를 못 잡던 지지층들도 야당이 문 대통령과 손 의원을 무리하게 엮는 모습을 보면서 반발심이 생긴 것 같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한 의원은 “분명한 잘못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언론과의 싸움을 통해 되려 열성 지지층이 늘어나기도 한다”며 “과거 보수언론과 싸운 노사모가 결집했던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했다.
이 같은 양상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에서도 드러난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의뢰로 지난 21~23일 사흘간 전국 유권자 1,508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전주보다 1.4%포인트 내린 47.7%, 민주당 지지율은 1% 포인트 하락한 38.8%를 기록했다.
다만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는 지지율이 2.3% 포인트 상승한 70.4%를 찍었다. 민주당 주요 지지층인 30대와 40대에서도 각각 6.3% 포인트, 3.1% 포인트 오른 59.4%, 63%를 기록했다. 손 의원 사태로 인한 여권 지지율 하락세가 제한적일 뿐 아니라, 손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하고 해명을 본격화하면서 핵심층 지지율이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손 의원도 정면대응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눈하나 깜빡 않고 악다구니로 싸우고 있는데 여러분들이 저를 울게 만드신다”며 “주신 사랑 잊지 않고 여러분들 빽만 믿고 당당하게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고 했다. 또 “(남편명의인) 크로스포인트재단으로 기부문의 주시는 분들이 많다”며 “제(의원) 임기 끝나고 그때 부탁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정지용기자cdragon25@hankookilbo.com
강유빈기자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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