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오셨냐, 왜 왜곡취재 하냐”… 이해상충 묻자 “그 질문 지겨워”
“이렇게 그냥 백날 가면 여러분들은 내가 부서져서 망가질 거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저도 계속 싸울 것이기 때문에…”
목포 문화재거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무소속 손혜원 의원은 23일 목포 박물관 부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적극적인 반박과 함께 언론과 야당에 독설을 하며 ‘손혜원식 정면돌파’ 의지를 보였다. 다만 국민들을 향해서는 “저 정도의 사람이 이렇게 소모적인 언론전에 나왔다는 것 자체가 너무 죄송하다”고 한발 물러난 모습을 보였다.
손 의원은 이 자리에서 특유의 거침없는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줬다. 손 의원은 부동산 투기 의혹을 처음 제기한 SBS 기자를 찾으며 “여러분들이 왜 저를 이렇게 자꾸 링 위에 올려놓는지 그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SBS 기자분 오셨습니까? 제가 앞자리에 모셔달라고 했는데 안 오셨냐”고 했다. 이어 “저한테 물어보시면 제가 오늘같이 명명백백히 말씀을 드릴 텐데 왜 뒤에서 취재를 하고 왜곡된 취재를 해서 세상을 시끄럽게 만드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손 의원은 또 "여러분이 저에 대한 악의적인 기사를 쓰는 것보다 부담되는 것은 제가 그렇게 많이 다뤄진다는 것, 그 뉴스의 비중이 부끄러웠다"며 의혹을 제기하는 언론을 작심 비판하기도 했다. 전날 목포를 찾아 투기 의혹을 제기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매매차익을 내는 게 투기이고 저는 유물을 채워 국가에 주겠다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국회의원들 너무 무식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야당 원내대표라고 말을 쉽게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다소 장황한 질문에 “요점이 뭐냐”고 쏘아 붙이거나, 이해상충 금지 원칙 위반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 질문은 그만 받겠다. 이해충돌은 지겨워서, 그 얘기는 못 하겠다”고 날카로운 반응도 보였다. 손 의원은 다만 논란이 되고 있는 이해충돌 문제와 관련해 "법적으로 걸리지 않는다 해도 다른 투자 이익이 생긴다면 사과하겠다"면서 여지를 남기는 이례적인 모습도 보였다.
도덕성 시비에 휩싸일 경우 대국민 사과에 이어 잠행하는 일반적인 정치인 행태와 달리 손 의원은 ‘말이 되든, 되지 않든’ 공세적 자세를 취하는 특유의 스타일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기자간담회 장소를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목포 박물관 부지에서 진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먼지가 날리는 낡은 부지 모습을 보여줘 투기 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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