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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한 농협 사내 복지용 저금리 대출 13억 해줬더니…명의 빌려준 의혹 물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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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한 농협 사내 복지용 저금리 대출 13억 해줬더니…명의 빌려준 의혹 물씬

입력
2019.01.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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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거주 주택 담보, 원리금 납입계좌 입금자는 옛 동료의 부인…배임 등 혐의로 고발 예정

경북 경주의 한 농협 직원들이 살지도 않는 전원주택을 담보로 사내 복지 차원에서 시행하는 저금리 대출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말썽인 가운데 직원들 명의로 담보대출이 나간 경주의 전원주택 마을 전경.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경북 경주의 한 농협 직원들이 살지도 않는 전원주택을 담보로 사내 복지 차원에서 시행하는 저금리 대출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말썽인 가운데 직원들 명의로 담보대출이 나간 경주의 전원주택 마을 전경.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경북 경주의 한 농협 직원들이 옛 동료의 전원주택으로 추정되는 부동산을 담보로 13억원 대의 사내 복지용 저금리 대출을 받아 부동산실명제법을 위반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경주 A농협에 따르면 최근 자체 내부 감사에서 K(46)씨 등 직원 4명이 2017년 6월 각각 2억7,000만~3억5,000만원 등 모두 13억2,400만원의 주택담보 대출을 받았다. 농협 조사결과 이들은 같은 시기에 비슷한 금액을 빌렸으며 담보로 삼은 집은 모두 경주시 진현동 전원주택 마을 안에 있었으나 실제로 살고 있지는 않았다.

당시 A농협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2~4.5%였지만 이들은 수년 전 노사협상을 통해 체결된 협약에 따라 2.8~3.2%의 저금리로 대출을 받았다. 농협 조합원보다도 1.5%포인트 정도 낮게 돈을 빌린 결과 직원 한 명 당 연간 400만원 정도 적게 낸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은 조사 과정에서 5년 전 퇴직한 직원 L(47)씨를 주목하고 있다. 직원들이 내야 할 대출금의 원리금 납입계좌에 입금자가 모두 L씨의 부인으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L씨는 농협 퇴사 후 부동산개발업을 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고, 대출을 받은 직원들은 L씨가 근무할 당시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다.

A농협은 적발된 직원들이 L씨에게 명의를 빌려주고 사내 복지용 저금리 주택담보대출까지 신청해 받아 돈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실명법에 따르면 명의신탁자(실제 소유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고 명의수탁자(등기 명의자)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된 직원 4명은 농협의 감사결과를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농협 측은 이들 직원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키로 했다.

A농협의 한 직원은 “감사에서 적발된 직원들이 명의를 빌려주고 살지도 않은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것이 분명한데도 자신이 살고 있다고 주장한다”며 “동료로서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 농협 임원도 “조직에 해를 끼친 것도 모자라 관련 사실을 부인하고 있어 일벌백계 차원에서 고발할 방침”이라며 “수사를 하면 부동산실명제 위반 사실 등이 보다 명확하게 밝혀질 것이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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