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초 가요계가 적은 컴백 팀에도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이유가 있다.
지난해 11월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컴백 대전 이후, 연말연시 가요계 각종 음악 시상식과 함께 했다. 23일 개최되는 제8회 가온차트 뮤직 어워즈를 끝으로 지난해 가요계를 빛낸 가수들을 위한 음악 시상식 일정들이 마무리되는 만큼, 이제 새로운 판이 준비되고 있다. 다만 2월 초 내지 중순까지는 조금 쉬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2월 컴백 또는 데뷔 소식을 전한 가수는 아직 위너, 이달의 소녀, 윤지성, 하성운, 효민, 권진아, 헨리 뿐이다. 이들 역시 구체적인 컴백 일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각자의 뚜렷한 색깔과 팬덤을 지닌 이들의 2월 활동을 기대할 만 하지만, 2월까지 채 열흘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 컴백 팀의 절대적인 숫자로만 비교한다면 다른 때보다 덜 치열하다.
대개 연초는 오래 전부터 비수기로 여겨져왔지만, 올해 2월은 유독 더 적은 팀들의 컴백만 예고됐다. 이처럼 연초 컴백을 피하게 된 가요계 관계자들의 사연이 있을까.
주된 이유는 시상식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음악 시상식이 1월 말까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전년도에 활약한 팀들은 시상식 특별 무대와 컴백을 동시에 준비하기가 힘들다는 것. 시상식에 참석할 만큼 전년도에 뚜렷한 활약을 펼쳤던 가수들은 올해의 새로운 활동 역시 그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선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더 완성도 높게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원인 또한 시상식이다. 보통 연말연시에 개최되는 시상식에서 특별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서는 시기 역시 중요하다. 1년 다(多)컴백을 준비하는 팀이나 연간 차트를 휩쓸 만큼의 영향력을 지닌 몇 안 되는 대형 가수가 아니라면 연초의 앨범은 1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 큰 관심을 얻기 어렵다. 컴백 시기에 대한 전략적인 고민이 연초 컴백을 만류하는 것.
특히 올해 연초에는 대형 신인들의 데뷔가 몰려 있다. 1월에만 RBW의 원어스, 젤리피쉬의 베리베리, FNC의 체리블렛 등이 데뷔했고, JYP의 있지(ITZY), 빅히트의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또한 멤버를 공개하며 데뷔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워너원 멤버들의 솔로 데뷔도 예고된 상황이다. 컴백은 적지만 그 만큼이나 기대할 만한 데뷔 팀들이 기다리고 있다.
올해의 신인 뿐만 아니라 데뷔 후 첫 1위를 노리는 이들의 컴백도 눈길을 끈다. 청하가 '벌써 12시'를 통해 올해 솔로 데뷔 후 첫 음악 방송 1위를 이뤘고, 아스트로 또한 음반 판매량과 음원 순위 등의 지표에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첫 1위를 조준한 상황이다. CLC 또한 1위를 목표로 오는 30일 컴백한다. 이들과 함께 연초는 신인들의 잔치가 될 전망이다.
이를 바라보는 한 가요 관계자는 "누군가는 '빈집'이라고 하겠지만 올해 1분기의 가요계는 도움닫기 기간으로 비유할 수 있다. 신인 가수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기성 가수들은 2분기 이후의 대형 컴백을 준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움닫기 기간에도 가요계는 긴장감과 볼거리를 다 갖출 전망이다. 덜 치열하더라도 연초 가요계를 주목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