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PM2.5) 농도 자동측정 장비 국산화에 성공해 31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국가 연구개발(R&D) 사업 지원으로 미세먼지 농도 연속 자동측정기의 국산화 개발에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자동측정기는 글로벌탑 환경기술 개발사업인 ‘그린패트롤 측정기술개발사업단’이 2015년 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정부 출연금 10억여원을 받아 개발했다.
조현수 환경부 환경연구개발과장은 “이번에 개발한 기기는 미세먼지를 채취한 여과지에 흡수된 베타선의 양을 측정한 값으로 미세먼지의 농도를 구하는 베타선 흡수방식의 자동측정기”라며 “저가의 센서 방식 측정기보다 정밀한 측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린패트롤 측정기술개발사업단은 시료채취부, 검출부, 신호처리부 등 측정기에 쓰이는 90% 이상의 부품을 국산화했으며 지난해 5월 환경부에서 국내 형식승인을 받았다. 사업단에 참여한 연구기관 켄텍은 자동측정기 생산을 추진해 지난해 12월 인천 교육청에 5대, 인천국제공항공사에 7대를 판매했다. 2022년까지 추진 중인 광주 지하철 역사 측정망 구축 사업에도 보급할 예정이다.
황병한 켄텍 대표는 “연구실을 비롯해 한국환경공단과 광주 지하철에서 시험했고 인도와 중국 등에서 현지적용시험을 한 결과 90% 이상의 정확성을 보였다”며 “24시간 365일 가동해야 하는 특성상 내구성이 중요한데 고장률도 0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켄텍은 인도와 베트남 업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그간 국가에서 운영하는 대기오염 측정소 443곳(지난해 9월 기준)에선 1대에 2,500만원 수준인 외국산 미세먼지 농도 자동측정기를 사용해왔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한 기기는 외산 장비보다 60~70% 저렴한 1,500만원 수준이며 유지ㆍ관리 비용도 훨씬 적게 든다. 정부는 올해 대기오염 측정소와 지하철 역사에 1,200여대를 설치할 계획인데 국산 장비로 대체하면 124억원의 비용을 아끼고 31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낼 수 있게 된다.
기존 외산 자동측정기는 1시간 단위로만 측정할 수 있어 신속한 대응에 한계가 있었지만, 이번 기기는 5분 단위로 측정이 가능해 순간적인 고농도 미세먼지 유입 시 곧바로 대응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조현수 과장은 “국내외 환경계측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국내 측정기 개발 분야에 지속적인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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