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원 어치 팔려 역대 최고
1등은 회당 9.3명 배출, 당첨금 19억여원
불경기에 인생역전 심리 고조 영향
지난해 로또복권 판매액과 판매량이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만성적인 불경기에 로또로 '인생 역전'을 꿈꾼 이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다.
22일 기획재정부와 복권 수탁 사업자인 동행복권에 따르면 작년 한 해(788∼839회) 로또복권 판매액은 3조9,65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한 게임이 1,000원임을 감안하면 판매량은 39억6,500여 게임이다. 지난해 로또 판매량을 국내 성인 인구수(2017년 기준 약 4,182만명)로 나눠보면, 성인 1명당 연간 9만4,800원 가량을 로또에 투자한 셈이 된다.
작년 로또 판매액과 판매량은 모두 역대 최고다. 종전 판매액 최고 기록은 한 게임이 2,000원이던 2003년의 3조8,242억원이었다. 판매량은 2017년(37억9,700여게임)이 종전 최고였다.
약 4조원의 판매액 가운데 절반 가량인 총 1조9,803억원(이하 세금 제외)이 당첨금으로 지급됐다. 지난해 1등 당첨자는 모두 484명으로, 회당 9.3명의 1등이 배출됐다. 1등 평균 당첨금액은 19억6,100만원이었다. 작년 최고 대박 당첨 사례는 822회차로, 1등 당첨자가 단 3명이어서 1인당 59억3,000만원의 당첨금을 받아갔다. 반면, 802회차에서는 1등만 16명이 나와 1인당 당첨금이 10억8,300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복권은 경기가 나쁠수록 잘 팔리는 '불황형 상품'으로 불린다. 실제 종전 최고 판매액을 기록했던 2003년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9%로 전년도(7.4%)에 비해 크게 고꾸라진 해였다. 이후 2004~2007년까지 4.9%, 3.9%, 5.2%, 5.5%라는 비교적 높은 성장을 이어가는 동안 로또 판매액은 꾸준히 감소해 2007년에는 2조2,677억원까지 줄었다.
이후 2008년을 기점으로 2~3% 중ㆍ저 성장기로 접어들면서 로또 판매액은 다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기재부 관계자는 “2014~2016년 사이 판매점이 2,000곳 더 늘어 2017년엔 7,300여곳에 달했던 영향이 작년까지 이어진 것”이라며 “전년 대비 판매량 증가세는 2016년 이후 둔화되고 있어 꼭 불황 탓에 로또가 많이 팔린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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