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파워인물] <12> 윤승용 남서울대 총장
“리더십 교체기의 위기, 대학기본역량평가로 드러난 위기, 구성원간 갈등 등 우리 대학이 지닌 3중고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의 출발점은 소통과 혁신입니다.”
취임한 지 갓 반년을 넘긴 윤승용 남서울대 총장은 새해에도 예상대로 학내 구성원과 소통의 폭과 깊이를 달리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그는 남서울대의 위기를 안고 총장에 부임했다. 축하에 앞서 교육부 감사와 학내 구성원간 갈등 격화라는 난제가 그를 맞이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2주기 대학기본역량평가에서 남서울대를 역량강화대학으로 분류했다. 역량강화대학은 향후 정부재정지원사업에 선별적으로 참여하는 불이익에다 정원 감축 등 제재가 뒤따른다.
위기에 직면한 그는 가장 먼저 구성원간 갈등부터 해소하기 위해 현장으로 내달았다. 교수협의회와 노동조합, 교수, 직원, 학생들과 수개월째 연쇄 오찬 면담 등을 주도하며 당면 과제 파악에 나섰다. 이어 취임 100일을 맞은 지난해 12월 4일 ‘비전 선포식’을 열어 남서울대의 발전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학내 구성원과 부지런히 만난 뒤 진솔한 소통을 위해 가장 먼저 총장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 창구를 열고, 저마다 자유롭게 직접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이른바 ‘총장 신문고’도 개설했다.”
그는 행정의 벽을 허물기 위해 ‘열린 인사추천제’를 도입했다. 열린 인사추천제는 각자 희망하는 직책을 밝히는 셀프추천과 타인을 특정 직책에 추천하는 동료추천이 골자이다. 구성원들이 이메일을 통해 비공개로 추천하면 총장은 이를 수렴해 인사에 적극 반영하는 시스템이다.
그는 “열린 인사추천제가 제대로 운영되면 인사에 대한 불만을 낮추고 동료의 업무 이해도는 높아질 것”이라며 “학사운영의 효율성과 화합을 동시에 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소통과 화합이란 명제와 함께 그가 올인하려는 것은 남서울대의 제2 도약이다.
“2주기 대학기본역량평가에서 저평가된 부분을 냉철히 분석하고 철저하게 대비, 다가오는 3주기 평가에서 달라진 위상을 펼쳐보이겠다.”
그는 이를 위해 재정부터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적으로 집행하겠다고 단언했다. 때문에 그는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진학률 저하, 등록금 10년째 동결 등 대학재정 여건이 갈수록 악화하는 현실 극복을 위한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산ㆍ관ㆍ학 연계 확대를 통한 외부 연구비 확충, 지역사회 및 동문과 손잡고 기부금 적극 유치, 신ㆍ편입생 및 재학생의 높은 충원율 유지 등을 망라한 중장기 재정 확보 방안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남서울대는 40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지식정보관과 컨벤션시설, 국제회의장, VR 연구시설, 비즈니스호텔 등을 갖춰 산업체 및 국가기관과 다양한 협력사업이 가능하다”며“이런 빼어난 인프라를 바탕으로 4차산업혁명 시대 유관 기업체 및 국가기관과 연계해 공동연구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성장투자에 주력해 재단 적립금이 적은 편이지만 이제는 사회 중견인력으로 자리를 잡은 동문과 유대관계를 강화해 재정 확보에 힘쓰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편입생 및 재학생의 높은 충원율 유지로 등록금 재정의 안정을 추구하고, 다양한 학사제도, 우수한 강의, 접근이 용이한 시설 인프라 등을 기반삼아 학생 만족도를 높이겠다”며“학생의 학사운영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주입ㆍ전달식 강의를 탈피한 코칭 위주의 교육을 확대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남서울대만의 경쟁력으로 입증된 기존 시책도 지원을 강화, 특화분야의 차별화에 더욱 공을 들일 생각이다.
그는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해 특화학과 신설과 더불어 청색기술연구소, 드론연구소, 미래혁신위원회 등을 설립해 남서울대의 체질을 확 바꾸겠다”며 “여기에 지역사회와 연계 사업을 강화해 지역 밀착형 대학의 모델을 정립하는 꿈도 실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장학금을 지급하며 해당학과 전공과 연계해 외국에서 현장실무체험 및 문화ㆍ어학연수를 돕는 ‘글로벌 전공체험 프로그램’의 지원 수준도 업그레이드할 방침이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치위생과는 미국 뉴욕대 및 캐나다 UBC 치위생학과와 손잡고 세계 최초로 치위생학과 박사과정을 개설하는 기록을 세웠다. 또 미국 텍사스A&M대학과 거주민 자격부여 장학프로그램(Global Scholarship)을 체결, 남서울대 학생들이 미국 현지인 기준의 등록금으로 복수학위를 딸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물리치료학과는 국내 최초로 뉴질랜드 AUT(오클랜드공대) 물리치료학과와 영연방 물리치료사 면허취득이 가능한 복수학위 과정을 개설했다. 뉴질랜드, 호주, 영국, 캐나다 등지에서 물리치료사로서 활동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글로벌 위상을 크게 높였다.
그는 취업률 100%를 목표로 입학부터 취업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4년 전 과정 취업지원 프로그램’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남서울대는 개인별 경력관리시스템과 온오프라인 모의면접, 대기업 & 고시반, 취업 및 진로캠프, 토익사관학교 등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을 이미 운영하고 있다”며 “이를 더욱 보완해 개인별 핵심역량은 물론 취업 경쟁력도 획기적으로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한국일보 노조위원장, 워싱턴특파원, 사회부장, 정치부장을 지내는 등 언론에서 잔뼈가 굵었다. 사회의 관찰자와 비판자에 머물기보다는 정책 집행자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노무현 정부 시절 국방홍보원장에 이어 청와대 홍보수석 겸 대변인을 역임했다. 총장 부임 직전 서울시 중부기술교육원원장을 맡아 3년 6개월 동안 재직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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