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루서 킹 기념일 맞아 킹 3세 정부에 쓴소리
“아버지는 장벽 아닌 다리를 짓는 사람… 잘못 되어가고 있다”
국경장벽 합리화하는 펜스 부통령 방송 발언에 반발
“연방정부가 문을 닫았는데 축하할 수 있겠나. 뭔가 잘못 되어가고 있다.”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아들인 마틴 루서 킹 3세가 트럼프 행정부의 셧다운(연방 정부 일부 폐쇄)을 작심 비판했다고 워싱턴타임즈(WT)가 전했다.
21일(현지시간) 킹 목사를 기리는 연방 기념일인 ‘마틴 루서 킹 데이’를 맞아 킹 3세는 내셔널 액션 네트워크 조찬 모임에서 “아버지가 뭐라고 생각하실 지 궁금하다”며 “모든 노동자들이 일을 할 수 없는 이 때에 어떤 방법으로 이 날을 축하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셧다운 한 달을 넘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그는 또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킹 목사를 비교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했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20일 CBS 방송에 출연해 킹 목사는 미국인들에게 입법 절차를 통한 통합의 희망을 줬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 요구하는 것과 정확하게 같은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국경 장벽을 합리화하는 발언이었다.
이에 대해 킹 3세는 “아버지는 장벽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다리를 짓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을 비틀기도 했다. “아버지는 증오가 아닌 사랑이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계속했다. 또한 “해안경비대는 월급을 받지 못하고 공항에서도 근무자가 줄어들고 있지만 그들을 비난할 수 없다”며 셧다운 피해 연방정부 노동자들에 대한 공감을 표시했다.
이민자 문제에 대해서도 정부를 비판했다. 킹 3세는 “아이들이 가족과 헤어져 있고, 경찰의 위법행위가 있는 이상 마틴 루서 킹 데이를 축하할 수는 없다”며 트럼프 정부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한편, 마틴 루서 킹 데이는 1925년 1월 15일 출생한 미국 흑인 인권 운동가인 킹 목사를 기념하는 연방 정부 공휴일로 1월 세 번째 월요일로 정해져 있다. 킹 목사는 1964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