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까지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가전제품의 매출 순위가 뒤바뀌고 있다. 공기청정기가 ‘필수 가전’으로 자리잡았고, 의류건조기 매출이 처음으로 세탁기를 넘어섰다.
22일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공기청정기 판매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180% 늘었다. 이에 힘입어 이마트의 공기청정기 매출은 1월 기준(20일까지) 전체 가전제품 중 8위를 기록했다. 공기청정기 매출이 비수기로 꼽히는 1월에 10위권 안에 진입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2016년 1월만 해도 30위권 밖이었던 공기청정기 매출은 2017년 1월 22위, 2018년 1월 13위를 거쳐 올 1월엔 8위로 수직 상승했다.
옷에 묻은 미세먼지를 털어주는 의류관리기 매출도 같은 기간 107.6% 늘었다. 덕분에 의류관리기 매출 순위는 작년 1월 20위에서 이달 10위로 뛰었다. 빨래를 실내에서 말릴 수 있고 먼지도 일부 제거해주는 기능 때문에 의류건조기 매출 역시 올 1월 들어서만 35.7% 증가했다. 매출 순위는 7위에서 6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연간 매출로 봐도 ‘미세먼지 가전’은 가전제품 시장의 주류로 성장하고 있다. 2016년 이전만 해도 이마트의 연 매출 순위 20위 밖이었던 공기청정기는 2017년 11위, 지난해 9위를 기록했다. 의류관리기는 2017년까지 20위 밖에 있다가 지난해 18위로, 의류건조기는 8위에서 7위로 각각 매출 순위가 상승했다. 전통적인 ‘스테디 셀러’ 가전인 세탁기는 지난해 8위에 머무르면서 처음으로 의류건조기 매출이 세탁기 매출을 넘었다.
공기청정기와 의류관리기, 의류건조기는 과거엔 ‘틈새 가전’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3일간 춥고 4일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다는 뜻의 ‘삼한사미’라는 신조어까지 나올 만큼 미세먼지가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이들 제품이 필수가전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고 이마트 측은 분석했다. 양태경 이마트 소형생활가전팀장은 “공기청정기를 방마다 1대씩 두는 집이 적지 않고, 의류관리기는 100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 가전인데도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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