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방한을 환영하는 단체 대표와의 인터뷰를 방영해 편향 논란이 빚어진 KBS1 시사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에 대해 ‘문제없음’을 최종 의결했다.
방통심의위는 21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 위원 9명이 참석한 전체회의를 열고 지난해 12월 4일 방송된 ‘김정은 위인맞이 환영단’ 김수근 단장 인터뷰에 대해 다수의견으로 ‘문제없음’을 최종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심의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에서 2014년 신설된 조항인 '방송은 헌법의 민주적 기본질서를 해치는 내용을 방송해서는 안 된다'를 적용한 첫 사례이기도 했다. 이날 의결은 야당 추천 위원 2명이 퇴장한 가운데 이뤄졌다.
방통심의위원 다수(여당 추천 위원 6명)는 방송이 편향적이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남북관계 계선에 따른 독특한 사회현상의 하나로 해당 인터뷰를 소개하고, 출연자들이 이를 비판적으로 분석했다”며 “북한체제를 찬양하고자 하는 제작진의 고의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문제없음 결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이적단체인 북한 지도자를 찬양하는 내용을 방송한 것에 대해 국가보안법으로 검찰 고발이 이뤄진 만큼, 법적 판단이 이뤄질 때까지 의결을 보류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야당 추천 위원 1명)도 있었다.
이날 심의 대상이 된 인터뷰 내용은 “’나는 공산당이 좋아요’라고 말했을 때 반응은 (어떠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김수근 단장이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서 왜 ‘공산당이 좋아요’라고 외칠 수 없는가”라고 답한 것이었다. 또 “북한 세습과 인권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는 “저희는 박정희 이후에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고, 시진핑이나 푸틴은 20년 넘게 집권하고 있는데 왜 세습이라고 안 하는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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