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부담 없고 50만원까지 무이자’
카드업계와 ‘앱 결제’ 전쟁도 가속화
서울시가 주도하는 ‘제로페이’의 참여업체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가맹점 부담 수수료가 없으면서, 신용카드처럼 잔고 없이도 50만원까지 무이자 결제가 가능한 앱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를 선보인다. 고사 위기에 처한 제로페이에 활력이 될 지 주목되는 가운데, 제로페이의 대항마로 ‘QR코드 결제’를 선보인 카드업계와의 경쟁도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케이뱅크는 신용카드처럼 통장에 잔액이 없어도 결제가 되는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앱) 기반 결제서비스 ‘케이뱅크 페이(이하 케뱅페이)’를 21일 출시했다.
케뱅페이는 잔고가 있어야 쓸 수 있는 기존 계좌이체 기반 페이 서비스에 마이너스통장 방식(쇼핑머니 대출)을 결합해 잔고가 없어도 결제가 가능한 게 특징이다. 가령 잔액이 10만원일 때 80만원짜리 상품을 사도 70만원은 대출을 받아 결제할 수 있다. 우선 연말까지 50만원까지는 무이자로, 나머지 20만원은 신용등급에 따라 연 3.75~13.35% 대출금리가 적용된다.
쇼핑머니 대출은 만 20세 이상에 신용등급 1∼8등급이면 신청할 수 있고, 신용등급에 따라 500만원 한도까지 가능하다. 다만 대출받은 금액은 케뱅페이에서만 사용 가능하고, 별도로 출금이나 이체는 불가능하다.
케뱅페이는 오프라인에서만 이용 가능한 제로페이와 달리 온ㆍ오프라인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 사용하려면 결제 수단 진행 단계에서 '계좌이체>약관동의>간편계좌이체'를 누르면 된다. 온라인 제휴처는 현재 교보문고, 초록마을, SM면세점, 아디다스 등 약 3,000여곳이다. 가맹점 수수료는 온ㆍ오프라인 모두 0%다.
케뱅페이는 이처럼 온ㆍ오프라인 가맹점 수수료 부담도 없으면서 50만원까지는 신용카드처럼 결제가 가능해 서울시의 제로페이와 카드사들의 QR코드 결제의 장점을 접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제로페이 참여업체들은 가맹점 수수료가 없는 대신, 고객 은행 계좌에서 바로 결제대금이 빠져나가는 직불 방식이다.
반면 신한ㆍBCㆍ롯데카드가 지난 7일 공동 출시한 QR결제는 지정된 결제일에 일괄 결제되지만, 가맹점 수수료가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케이뱅크가 별도 결제 앱을 추가로 만든 게 아니고, 제로페이 가맹점을 공동으로 두는 것이라 제로페이 이용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고객의 부담을 케이뱅크가 떠 안는 구조라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가 50만원 무이자 부담을 고스란히 손실로 떠안아야 한다”며 “이자율이 높은 마이너스 통장을 연계시켜 무분별한 소비를 조장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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