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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부하에게 ‘정자과장’이란 말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징계를 내리는 건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4부(부장 이승영)는 21일 육군 장교 A씨가 소속 부대장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정자과장’이란 말 자체만으로는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적 언동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정보작전과장이었던 A씨는 2017년 겨울 소속 부대 막사에서 자신에게 업무보고를 하러 온 여자 부하 B씨에게 “예전에 누군가 나를 ‘정자과장’이라 불렀다”라고 말했다. A씨는 B씨가 자기를 “정작과장님”이라 부르자 “예전에 그런 일이 있었다”며 건넨 말이었다. 이 발언 등으로 인해 A씨는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았다. A씨는 그런 표현을 쓴 것은 인정하지만 성희롱을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과거 다른 사람이 원고에게 보고하는 과정에서 ‘정자과장’이라 잘못 쓴 적이 있고, 실제 발음에 따라 ‘정작과장’이 ‘정자과장’으로 들릴 여지도 있다”며 “원고가 B씨에게 말한 내용은 과거 경험했던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어서 성적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런 판단에는 “’정자과장’이란 말을 듣고 기분이 불쾌하긴 했으나,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끼지는 않았고, A씨에게 다른 성적 농담을 들은 바 없다”는 B씨의 진술도 영향을 끼쳤다.

이 밖에 복도에서 만난 B씨에게 길을 비켜주던 A씨가 팔이 닿도록 접촉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고의성이나 성적 의도가 없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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