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중앙회 새로운 수장으로 박재식(61)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선출됐다. 박 신임 회장은 전통 관료 출신으로 업계 고충을 정부에 전달하는 ‘다리’ 역할에 충실할 수 있다는 기대가 당선에 주효했다는 평이 나온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제18대 회장으로 박 전 사장이 선출됐다고 21일 밝혔다. 이날 투표 최종 후보에는 박 전 사장과 함께 남영우(65) 전 한국저축은행 대표가 올라왔다. 1차 투표에서 참석 회원사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은 후보가 없어 2차 투표까지 진행한 결과 박 전 사장(45표)이 남 전 대표(28표)를 제치고 회장에 올라섰다.
박 신임 회장은 이날 당선이 확정된 직후 “저금리 체제에서 과도하게 부담되는 예금보험료를 인하하겠다”며 “과도한 부동산 대출 규제, 소형 저축은행 지배구조 기준 등도 우선순위를 정해 금융당국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신임 회장은 제26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당시 재무부에서 일했으며 참여정부 시절이던 2005년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지냈다. 이후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금융정보분석원 원장을 거쳐 2012년부터 3년간 한국증권금융 사장을 역임했다.
올해 회장 선출은 이전과 사뭇 다른 치열한 경쟁 양상을 보였다. 내정자를 사실상 정해두고 치르던 이전 선거와 달리 올해는 업계 출신 4명, 관료 및 유관기관 출신 3명 등 총 7명 후보가 신청했다. 이 가운데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면접을 통해 최종 후보 3명(박재식, 남영우, 한이헌)을 추렸고 이 중 한이헌 전 의원이 중도사퇴하며 박 전 사장과 남 전 대표 2명으로 후보가 압축됐다.
치열한 선거 열기에는 중앙회 역할에 대한 회원사들의 높은 기대가 반영됐다는 평이다. 저축은행 업계에선 박 신임회장이 언급한 것처럼 2011년 저축은행 부실 사태로 강력하게 조여 있는 규제들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다. 이때 금융당국과 교섭을 주도할 사람이 중앙회장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박 신임 회장이 폭 넓은 금융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금융당국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현안을 잘 해결할 적임자라는 기대감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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