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위 위원장보다 부의장 선출 먼저…밥그릇 챙기기 비난
경북 예천군의회가 해외연수 추태 의원을 징계하기 위해 21일 임시회를 열었으나 부의장부터 뽑는 등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임시회가 열린 본회의장 내외부에선 성난 주민이 회의장에 신발을 벗어 던지고, 항의집회를 열었다.
예천군의회는 이날 징계대상인 이형식 의장과 폭행 당사자인 박종철 의원, 보도방 논란을 일으킨 권도식 의원 3명을 제외한 나머지 6명으로 윤리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특위는 자체 조사와 당사자들의 소명절차를 거쳐 징계안을 정한 뒤 내달 1일 본회의에서 표결로 의결키로 했다.
징계안건은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되지만 ‘제명’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한다. 징계대상 3명을 제외한 전원이 찬성표를 던져야 하기 때문에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예천군의회는 특위 위원장 선출에 앞서 부의장을 사퇴한 박종철 의원 대신 신형숙 의원을 부의장으로 선출, 자기 몫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비난을 샀다.
이날 오전 예천군의회 앞에는 한국농업경영인예천군협의회 회원 100여명이 집회를 열고 “국제망신과 명예실추로 예천에서 발송한 농산물이 반품되고 있다”며 “예천군의원 모두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그 동안 예천군의회 앞 농민 집회는 전국농민회가 주도했던 데 비하면 다소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청사 안에서는 분노한 주민들이 임시회가 열리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전원사퇴” 피켓과 신발을 의장석으로 집어던지는 등 아수라장을 방불케했다.
한 지역사회 원로는 “처음엔 박종철 의원이 한농연 출신이어서 소극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해외연수 추태 파문이 커지면서 예천산 농작물 판매 피해도 현실화하고 있어 농민들이 분노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 등은 지난해 12월 말 미국과 캐나다에서 해외연수 중 가이드를 폭행하고 여성 접대부를 불러달라는 등 물의를 일으켰다.
류수현기자 suhyeonry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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