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훈이 극 초반 죽음을 맞이했던 자신의 역할 대한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박훈은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알코브호텔에서 진행된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하 ‘알함브라’) 종영 인터뷰에서 극 중 빠른 죽음을 맞이하며 충격을 자아냈던 차형석 캐릭터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 20일 종영한 ‘알함브라’에서 박훈은 IT 기업 뉴워드 대표이자 유진우(현빈)의 라이벌이었던 차형석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박훈이 연기한 차형석은 게임 속에서 사망한 뒤 실제로도 의문사, 게임 속 NPC가 돼 사망 당시 모습으로 끊임없이 유진우를 공격하는 서늘한 모습으로 안방극장에 신선한 충격을 자아냈었다.
극 중 빠른 죽음을 맞이한 탓에 박훈은 회상신을 제외하곤 말 한 마디 없이 피를 흘리며 칼을 든 모습으로 등장, 시청자들로부터 ‘차 좀비’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이에 대해 박훈은 “시청자 분들께서 저를 걱정해 주시는 게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보시는 분들께서 ‘저러다가 형석이가 갑자기 말 하는 거 아니야’하는 긴장감을 가지고 봐 주셨던 것 같더라고요.(웃음) 초반에는 형석이를 무서워하시다가 나중에는 서운해 하시고, 막바지에 와서는 형석이에게 연민을 갖고 바라보시게 되더라고요. 초반부에 감독님께서 저에게 ‘사람들이 너보고 좀비래. 차 좀비래, 애칭이 생겼어’하고 말씀해 주셨는데, 너무 감사하다 싶었죠. 근래에는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패러디도 해 주셨는데, 그런 반응들을 보면서 형석이라는 캐릭터를 많이 사랑해주시는구나,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어 박훈은 “NPC 화 된 이후 말없이 칼만 들고 다니던 형석이를 연기하는데 있어서 연극했을 당시의 시간들이 도움이 됐었다”고 덧붙였다.
“연극을 했을 때도 대사를 많이 없애려고 하는 편이었어요. 몸이나 몸짓,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시간들이 때로는 더 큰 의미를 나타낼 때가 있거든요. 답답하기 보다는 그저 바라보고, 진우와의 교류를 통해서 분명히 쌓이는 것들이 존재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다만 고민이 되는 지점은 ‘과연 내가 감정 표현을 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였어요. 감독님께서도 디렉션을 ‘표현을 하지 않지만 표현을 해야 한다’고 주셨거든요.(웃음) 뉘앙스 적으로 형석이의 감정이 누적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그 표현 수위를 정하는 게 너무 어려웠어요. 대사가 없어서 대본을 안 읽을 것 같으셨겠지만, 대사가 있는 역할 때 보다 더 많이 대본을 읽었어요. 그렇게 나름의 시선으로 해석해 봤는데, 시청자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다행이었죠. 이런 연기를 어디서 해 볼 수 있겠어요. 그게 바로 형석이 캐릭터만의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대사를 하는 것 보다 오히려 더 재미있는 작업이었죠.”
한편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AR 게임을 소재로 한 신선한 도전으로 매 회 화제를 모았으며, 지난 20일 최종화 시청률 9.9%를 기록하며 종영했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