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올스타전은 서재덕(30ㆍ한국전력)을 위한 날이었다.
팬들이 뽑은 올스타전 투표 1위에 올랐던 서재덕이 2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8~19 V리그 올스타전에서 올스타전 세리머니상에 이어 MVP까지 싹쓸이하며 생애 최고의 날을 보냈다. 서브킹 선발대회에서도 선전했으나 1위 최익제보다 불과 시속 1㎞ 모자라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유니폼에 이름 대신 애칭 ‘덕큐리’를 새기고 나온 서재덕은 영화 속 프레디 머큐리로 변신, “에~오”를 외치며 관중 환호를 유도했다. 경기 중에도 머큐리 복장과 비슷한 흰색 민소매 티를 입고 나와 웃음을 유도했다.
팬들은 꼴찌팀 에이스에게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서재덕이 서브킹 선발대회에 나서자, 관중들이 먼저 ‘에~오~’를 외쳤고, 서재덕은 즉시 유니폼을 벗고 민소매 차림으로 대회에 임했다. 올스타전이 끝난 뒤에도 팬들은 한동안 충무체육관을 떠나지 않은 채 서재덕을 향해 ‘에~오~’를 외쳤다. 서재덕은 “인기 비결은 순수함인 것 같다. MVP는 항상 욕심난다. 최선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
코트 밖 ‘절친’들의 우정도 빛났다. 룸메이트로 평소 친하게 지내는 정지석과 김규민은 ‘톰과 제리’로 분장해 눈길을 끌었고, 한국전력 선수 시절 절친이자 대학 선후배인 서재덕과 전광인도 서로 강서브와 리시브를 주고받으며 ‘브로맨스’를 뽐냈다.
여자 선수들은 주로 ‘춤 세리머니’로 자신을 어필했다. 오지영은 경기 전 ‘소원을 들어줘’ 행사에서 팬과 함께 격렬한 ‘막춤’을 선보이며 분위기를 띄우며 ‘세리머니상’을 받았고, 현대건설 이다영과 마야는 수준급 웨이브를 선보였다.
올스타전 최고 인기 코너인 서브 킹 선발대회에서는 프로 2년차 KB 손해보험 세터 최익제(20)가 115㎞의 강서브를 코트에 꽂아 넣으며 쟁쟁한 강스파이커들을 제치고 서브킹 자리에 올랐다. 서재덕이 114㎞로 2위를 차지했고, 지난 시즌 서브 1위 파다르는 네트를 넘기지 못하거나 엔드 라인을 크게 벗어나면서 공식 기록을 기록하지 못했다. 서브킹 역대 최고 기록은 문성민으로, 2016~17시즌에 세운 시속 123㎞다. 지난해 서브퀸 문정원은 이날 대회에서 124㎞가 나왔으나, 나중에 측정 기계 오류로 판명돼 서브퀸이 바뀌는 소동을 빚었다. 이날 올스타전에는 4,702명의 관중이 운집, 만원 사례를 이뤘다.
대전=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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