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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목포서 행사 때마다 전ㆍ현직 시장들 꼬박꼬박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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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목포서 행사 때마다 전ㆍ현직 시장들 꼬박꼬박 참석

입력
2019.01.20 17:40
수정
2019.01.20 20:3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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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성장 가볼까” 주말 북적… 일본식 건물 등 매수 문의 쇄도

[한국일보 저작권]19일 오후 목포근대역사박물관에 주말을 이용해 관광객들이 몰렸다. 이날 박물관 방문객은 평소 4배를 육박했다.
[한국일보 저작권]19일 오후 목포근대역사박물관에 주말을 이용해 관광객들이 몰렸다. 이날 박물관 방문객은 평소 4배를 육박했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건물 매입 의혹에서 불거진 전남 목포의 부동산 바람은 사실 2년 전부터 예고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2017년 5월부터“국회의원(손 의원)이 집을 여러 채 샀다”며 “앞으로 그 지역에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다”는 부동산 업자들의 입소문으로 목포 원도심내 부동산 조짐은 심상치 않았다.

손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3월쯤 문 대통령 선거지원에 나서면서 전남지역을 방문했다가 일본식 근대문화건물이 산재한 목포 원도심에 반했다고 수 차례 밝힌 바 있다. 손 의원은 당시 목포예술인들을 만나는 자리에서“목포시장이 어떤 놈이길래 이런 훌륭한 문화유산을 방치하냐”고 강한 어조를 질타했다고 한 예술인 A씨는 전했다. 이어 A씨는 당시 예술인들 사이에선 문 대통령이 당선되면“손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0순위이고, 초기에 못하면 도종환(현 장관) 이후 무조건 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문 대통령 당선 이후, 손 의원은 목포시장 등 지역에서 귀한 분으로 통했다. 지역구 의원이며 정치적 거물로 통하는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건재했지만 손 의원이 여당의원이란 프리미엄에, 영부인 김정숙 여사의 절친으로 알려지면서 크고 작은 행사에 시장과 교수, 공무원 등을 포함한 지역내 영향력 인사들은 동참했다. 목포도시재생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시의 입장에서 손 의원의 도움은 절실했다. 전·현직 목포시장들은 손 의원 관련 행사에 꼬박꼬박 참석할 정도로 이 지역에서의 손 의원의 영향력은 상당했다. 한 전직 목포시장은 “손 의원을 수 차례에 걸쳐 만났지만 문화예술관련에 탁월한 기획력과 근대문화유산에 관심이 남달랐다”며“어조가 강해 오해도 받지만 마음이 따뜻하고 어려울 때 목포가 보호해야 할 분”이라고 전했다.

2년 가까이 흐른 20일 오전 목포시 원도심 거리, 손 의원의 부동산 투기의혹이 전 국민의 관심으로 떠오르면서 급부상하고 있다. 서울, 대구, 청주, 전주, 광주 등 각지에서 목포를 찾아온 방문객은 일제강점기 건물을 내·외부 수리로 리모델링 한 손 의원 조카 등이 운영한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게스트하우스 창성장과 목포근대역사박물관 등을 돌아보고 있다. 평소 대비 5배 가까이 늘어난 외지 방문객들이 이 지역을 찾으면서 식당 등 지역경제도 활기를 띠고 있다.

적산가옥과 일본식 건물들이 즐비한 원도심 부동산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매일 각종 언론에 손 의원 관련, 목포 원도심이 소개되면서 부동산 가격도 급증했다는 것. 서울에 본사를 둔 회사원 유평민(59)씨는“회사 상사가 목포 부동산 가격을 물어봐서 유달산 인근 일본식 건물을 알아봤더니 3개월 전 10억원 했던 집이 최근 매매가 15억원까지 올랐다”며“손 의원관련 적산가옥 등 원도심 3,4채를 알아보고 휴대폰으로 사진을 보내줬다”고 말했다.

목포의 지역 가치가 정쟁의 소재로 변질된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청주에서 가족과 방문한 김옥식(54)씨는“당초 강진을 계획했다가 최근 언론에 목포가 뜨고 있어 방문하게 됐다”며“막상 와서 보니 목포근대역사유적지들이 방치된 것을 손 의원이 찾아내서 한편으로는 다행이지만 너무 많이 샀다는 생각도 지울 수 없다”고 털어났다.

이처럼 정치권 공방에도 불구하고 이날 목포시와 지역 시민단체, 원주민 등은“모처럼 목포 원도심 지역을 활성화하기 시점으로, 차질 없는 도시재생사업을 바란다”며 “이 문제로 목포의 역사문화 공간 활성화 사업이 위축되는 것을 바라지 않으니, 정쟁이나 논쟁을 우선하는 소모적인 행위는 즉시 그쳐달라”고 당부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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