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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내달말 정상회담… 스톡홀름 3박4일 실무협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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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내달말 정상회담… 스톡홀름 3박4일 실무협상 돌입

입력
2019.01.20 17:47
수정
2019.01.20 20:1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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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김영철과 90분 면담… 회담 장소는 “한 나라 골라” 

 이도훈ㆍ최선희ㆍ비건, 비핵화 실행ㆍ상응조치 ‘3자 담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받으며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이 1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공개한 사진이다. 댄 스캐비노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받으며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이 1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공개한 사진이다. 댄 스캐비노 트위터 캡처

미국과 북한이 2월말께 2차 정상회담 개최를 합의하고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후속 실무협상에 착수했다. 6ㆍ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의제를 논의하는 실무협상팀이 처음 머리를 맞댔다는 점에서 북미가 큰 틀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교착 상태였던 협상을 진전시키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이뤄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의 90분에 걸친 면담에 대해 “믿을 수 없을 만큼 매우 좋은 만남이었다”며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은 그것(2차 정상회담)을 고대하고 있고, 나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부위원장 면담 뒤에도 침묵하면서 좋지 않은 신호로 해석됐으나 이튿날 이를 불식시킨 것이다. 이에 따라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이 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확인하고 시기ㆍ장소까지 가닥을 잡았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워싱턴 조야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로 댄 스커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담당국장이 이날 공개한 사진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 친서를 전달 받으며 환한 표정을 짓고 있어 면담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한 나라를 골랐지만 추후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해 장소 문제도 가닥을 잡았음을 시사했다. 그간 유력한 후보지였던 베트남을 개최국으로 굳히고 하노이와 다낭 등에 대한 조율을 남겨뒀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부위원장이 북한으로 돌아가 김정은 위원장에게 방미 결과를 보고한 뒤 정상회담 일정이 최종 발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물론 정상회담 의제는 베일에 가려져 있는 상태다. 세라 샌더스 대변인은 전날 “우리는 완전하고 검증된 비핵화를 볼 때까지 북한에 대한 압박과 제재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혀 북미간 이견이 해소되지 못했음을 시사했다. 북한의 비핵화 실행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간 접점 찾기가 여전히 난제라는 얘기지만, 2차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려는 양국 정상의 의지가 타협점을 모색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부위원장과 상당히 긴 시간 논의한 점으로 미뤄 큰 틀에서 의견 접근을 이뤘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비핵화에 관한 한 많은 진전을 이뤘고 다른 많은 것들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고 말해 북미 관계 개선 등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해 상당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번번히 거부해왔던 비핵화 의제에 대한 실무 협상에 응한 것도 이 같은 진전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꼽힌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한국의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19일부터 스웨덴 스톡홀롬 외곽 휴양시설에서 합숙하면서 3박 4일간의 담판에 들어갔다. 워싱턴 소식통은 “북미가 비핵화 의제에 대한 논의에 들어간 만큼 세부 사항에서 진통을 겪을 수 있으나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2차 정상회담에 대한 평가는 비핵화와 상응 조치가 어느 선에서 합의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핵 동결 수준에서 북한에 대한 대폭적인 제재 해제가 이뤄지면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했다’는 비판이 거세질 수 있다. 싱가포르 회담처럼 선언적 내용만 나온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려고 벌인 외교 이벤트라는 역풍도 맞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실무 협상이 진통을 겪고 트럼프 정부 내 강경파들이 강력하게 만류하면 1차 정상회담 성사 과정처럼 2차 정상회담이 취소 또는 연기되는 우여곡절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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