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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 구대성, 마운드 올라 무실점 깜짝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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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 구대성, 마운드 올라 무실점 깜짝투

입력
2019.01.20 15:25
수정
2019.01.20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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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롱코리아 vs 브리즈번 9회초… 1457일 만에 호주 프로경기 투구

구대성 질롱코리아 감독이 19일 ABL 마운드에 올라 투구를 하고 있다. 질롱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구대성 질롱코리아 감독이 19일 ABL 마운드에 올라 투구를 하고 있다. 질롱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올해로 만 50세가 된 ‘대성 불패’ 구대성이 실전 마운드에 깜짝 등판했다. 구대성이 프로 마운드에 오른 것은 2015년 1월 23일 캔버라전 이후 1,457일 만이다.

19일 호주 질롱베이스볼센터에서 열린 2018~19 ABL리그 질롱코리아와 브리즈번의 4라운드 마지막 경기. 구대성 질롱 코리아 감독은 2-9로 뒤진 9회초 공수교대 때 마운드에 올라 심판에게 ‘투수 교체를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감독의 손에는 글러브가 들려있었다. 그는 감독용 헬멧과 점퍼를 벗은 뒤 투수판을 밟았다.

등 번호도 선수 시절 15번 그대로였고, 왼쪽 허리춤에서 글러브를 멈춘 뒤 왼손이 등 뒤에서 쓰리 쿼터로 돌아 나오는 특유의 투구 동작 역시 여전했다. 팬들은 그의 이니셜인 ‘DㆍSㆍ구’를 연호하며 기립 박수를 보냈다.

‘투수’ 구대성은 이날 모두 17개의 공을 던져 1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 호투했다. 첫 타자에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를 좌익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했다. 다시 볼넷을 내줬지만, 이후 모두 뜬공 처리하면서 이닝을 끝냈다. 질롱 코리아는 그러나 7승 32패로, 남서부 리그 최하위가 확정됐다.

구대성의 등판은 어느 정도 예고돼 있었다. 브리즈번과의 4연전 첫 경기가 진행된 17일부터 줄곧 출전 선수명단에 이름이 있었다. 앞선 두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았지만, 세 번째 경기인 이날 경기에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구대성은 경기 후 벤치에서 와인드업 축발인 왼쪽 발을 만지며 “오랜만에 투구를 했더니 피부가 벗겨졌다”면서 “정말 힘들었다. 아마 앞으로 더 공을 던지진 않을 것 같다”며 웃었다.

구대성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좌완이자 ‘대성 불패’로 불린다. 1993년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에 입단, 99년 한화의 첫 우승을 이끌었고, 2001년에는 일본에 진출해 오릭스 블루웨이브에서 활약했다. 2005년 뉴욕 메츠를 거쳐 2006년 친정팀 한화로 돌아온 뒤 2010년 8월 은퇴한 구대성은 호주로 건너갔다. 당시 통산 기록 67승 71패 214세이브에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했다.

호주에서도 공을 놓지 않았다. 호주리그 시드니 블루삭스에 입단, 한국인 최초 한ㆍ미ㆍ일ㆍ호주에서 뛴 선수가 됐다. 이후 15세 이하 호주대표팀 감독, 시드니 투수코치를 거쳐 올 시즌엔 질롱코리아 지휘봉을 잡았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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