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서 고위급, 스웨덴선 실무급 ‘투트랙’ 동시 협상
이도훈 본부장도 스웨덴행… 남북미 실무접촉 가능성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각각 이끄는 북미 대표단이 18일(현지시간) 스웨덴에서 접촉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워싱턴에서는 북미 간 고위급회담이, 스웨덴에서는 실무급 회담이 동시에 돌아가며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양국 간 협의가 급물살을 타는 양상이다.
로이터통신은 18일(현지시간) “북미 고위급 외교관들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회담 중”이라며 “양국 대표단에는 최선희 부상과 비건 특별대표가 포함됐다”고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그들은 이번 주말 동안 회담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비건 대표는 이 같은 보도가 나온 뒤 워싱턴DC의 듀폰써클 호텔에서 열린 북미 고위급회담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 함께 회담장으로 입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따라서 워싱턴에서 북미 고위급회담을 마친 뒤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떠나 이번 주말 동안실무 차원의 북미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두 사람 간 회동은 그간 번번이 무산되어 왔다. 비건 대표는 지난해 8월 부임 이후 최 부상과의 만남을 수 차례 타진했으나, 모두 불발됐다. 지난해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평양을 방문했을 때는 최 부상이 중국, 러시아를 순방하며 평양을 비워 만나지 못했고, 이후 스위스ㆍ오스트리아 회담설도 제기됐으나 끝내 성사되지는 않았다.
전날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스톡홀름행 항공편을 탑승한 최 부상은 이날 오후 4시 30분 스톡홀름 아란다 공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 부상은 방미 중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동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막판 스톡홀름행 비행기에 올랐다.
스웨덴에서 남북미 3자 간 실무접촉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우리측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8일 스웨덴으로 출국했다. 회동이 성사될 경우 이들은 이르면 다음 달 열릴 수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두 번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인 북한의 비핵화 조치 및 미측 상응 조치를 놓고 사전 조율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미가 자리를 함께한다는 점에서 북측이 비핵화 보상으로 요구하고 있는 6ㆍ25전쟁 종전선언과 평화체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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